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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원전 21기 연내 가동..'한전 8000억 적자' 부실원전 정비 길어진 탓"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14 16:08

수정 2018.08.14 16:40

경주시 양남면에 있는 월성 원자력발전소. 한국수력원자력은 수명 연장된 월성 1호기를 경제성 안전성을 이유로 조기 폐쇄키로 지난 6월 결정했다.
경주시 양남면에 있는 월성 원자력발전소. 한국수력원자력은 수명 연장된 월성 1호기를 경제성 안전성을 이유로 조기 폐쇄키로 지난 6월 결정했다.

올해 말까지 국내 원전 23기 중에 21기가 정상 가동될 전망이다. 원전 이용률이 과거 평균 80%대보다 낮지만, 올 하반기 76%대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올 상반기 원전 이용률은 58.8%에 그쳤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향후 계획예방정비 일정을 고려해 올해 말에 월성 1호기 원전을 제외한 23기 중 최대 21기의 원전을 가동한다.
예상 원전이용률은 3·4분기 76.3%, 4·4분기 76.5%다.

올 상반기 기준 원전이용률(58.8%)은 2017년 상반기(74.7%)보다 15.9%포인트 낮다. 이 정도 낮은 원전가동률은 원전 납품비리 사건이 터졌던 2013년(23기 중 10기 가동), 경주 지진이 난 2016년(24기 중 11기)에도 있었다. 이와 관련 산업부는 올 상반기 원전이용률이 떨어진 것은 강화된 원전 안전기준 때문이지 일각에서 제기하는 '탈원전' 정책과 무관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특히 이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 때문에 한국전력이 올 상반기 80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냈다는 비판에 대한 정부의 반박이기도 하다.

이날 산업부는 "상반기 원전 이용률이 낮은 것은 정부가 인위적으로 원전 가동을 중지했기 때문이 아니다. 과거에 건설한 원전에서 부실시공 등의 문제가 발견돼 정비 기간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정비가 완료된 원전은 원자력안전법의 관련 기술기준에 따라 안전성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되는 경우에만 원자력안전위원회 승인에 의해 순차적으로 재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부가 밝힌 원전 부실 시공은 격납건물 철판부식, 콘크리트 공극, 철근 노출 등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2016년 6월부터 진행한 안전 점검에서 원전 9기에 격납건물 철판(CLP) 부식이 확인됐다. 콘크리트 공극, 철근 노출 등 결함이 발견된 원전을 포함해 총 11기 원전이 안전상 문제가 있었다.

특히 CLP 부식은 중대 문제라고 산업부는 지적했다. CLP는 원자로를 둘러싸고 있는 격납건물 철판과 콘크리트는 원자로 용기 용융 등 중대사고 발생시 방사선 누출을 막아주는 설비다. 두께 기준은 6mm다. 산업부 관계자는 "CLP에 부식 또는 공극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 방사선 누출로 인해 국민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고 말했다.

격납건물 철판 정비, 콘크리트 공극 등의 문제 외에 다른 안전상 결함도 확인됐다. △원자로냉각재펌프 정비(신고리 1·2호기) △가압기안전방출밸브 점검(신고리 3호기) △수소감시기 설치(월성 1호기) △증기발생기 내부 이물질 점검(월성 3호기) 등이 그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모두 방사선 누출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반드시 정비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했다.

강화된 안전점검 기준을 적용해 정비 기간도 길어졌고, 원전 가동도 늦어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전체 가동 원전의 총 계획예방정비일수는 1700일로 지난해 상반기 1080일보다 늘었다"고 했다. 주기적인 계획예방정비는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통상 약 2개월 걸린다.

고리 3,4호기는 격납건물 철판 정비 등을 위해 각각 428일, 242일 정비가 지연됐다. 신고리 1,2호기(363일, 1일)는 원자로냉각재펌프를, 신고리 3호기(60일)는 가압기안전방출밸브를 정비했다. 격납건물 철판, 콘크리트 공극 등 결함이 발견된 한빛 3,4,5,6호기와 한울 2,5,6호기도 최대 381일 정비기간이 늘었다.

월성 원전의 경우 △월성 1호기(379일)는 수소감시기 설치 및 격납건물 콘크리트 외벽 결함 △월성 2호기(2일)는 격납건물 콘크리트 외벽 결함 △월성 3호기(137일)는 증기발생기 내부 이물질 점검과 중수누출사건(2018년 6월11일)의 원인분석 등으로 정비기간이 길어졌다.

월성 4호기(4일)는 산소용기 압력조절기 불꽃발생사건(2018년 1월14일) 대응 조치, 신월성 2호기(116일)는 주증기대기방출밸브 충격시험 오류 부품 정비 등으로 정비가 지연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부는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원전의 가동을 연장하지 않는 방식으로 60여년에 걸쳐 원전을 자연 감소시키는 에너지전환을 추진한다.
2023년까지 추가로 5기의 신규원전이 운영된다"고 강조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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