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특활비 폐지 쇼? 62억 중 17억원 불과

교섭단체 몫에만 한정.. 소수 야당 "정치적 꼼수"

여야가 '쌈짓돈 논란'을 촉발시킨 특별활동비 폐지에 합의했지만 일부 특정분야의 특활비에만 국한된 '반쪽 폐지'를 추진하는 것으로 드러나 비난여론을 의식한 '쇼잉(showing) 논란'마저 일고 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특활비의 양성화 입장을 견지해오던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원내 1, 2당이 특활비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세지면서 우여곡절끝에 특활비 폐지에 합의했지만 전면 폐지가 아닌, 교섭단체 몫 특활비에만 한정돼 오히려 비난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폐지키로 합의한 특활비는 전체 62억원 중 17억원 가량에 불과해 바른미래당, 정의당 등 소수정당은 거대 양당에 '뒤통수를 맞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원내 1, 2당인 민주당과 한국당의 경우 소속 의원들이 국회의장단을 비롯해 주요 상임위원회 위원장단과 상임위원으로 대다수 포진돼 있어 특활비 전면 폐지를 피하기 위한 '정치적 꼼수'를 부렸다는 게 소수 야당의 판단이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교섭단체, (국회)의장단, 상임위원장 등을 구분해서 어떤 것은 폐지하고 어떤 것은 축소한다고 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이런식의 특활비 폐지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직무대행도 의원총회에서 "의장단과 상임위원회 특활비도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날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몫의 특활비 폐지에 합의했다. 당초 전면 폐지로 알려졌지만 국회의장단 및 상임위원회 몫은 논의에서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정의당은 특활비 폐지 대안으로 업무추진비를 늘리는 방안에 대해서도 사실상의 특활비 존치를 위한 '변칙'으로 규정한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업무추진비를 증액하면서 특활비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얘기하고 있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집권여당인 민주당과 제1야당인 한국당은 국회의장단이나 상임위 몫의 특활비 운용 방안에 대해 '공'을 국회로 떠넘기는 모양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교섭단체 특활비 폐지에) 합의했고, 국회에서 의장님이 (개선안을) 발표한다니까 한번 보자"고 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특활비 제도를 완전히 폐지하는 게 좋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으니 국회의장께서 국회 특활비 문제를 어떻게 할지는 지켜보겠다"고 전했다.

국회사무처 내부에선 특활비의 용처가 분명한 부분이 있는 만큼 완전 폐지가 사실상 힘들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관계자는 "의장단이나 상임위에서 최대 절반까지 특활비를 삭감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어도, 해외에 나가 기밀비로 쓰는 등 주요 용처가 있기 때문에 모든 비용을 없애기란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