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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터키 추가제재 경고… 리라화 다시 출렁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17 17:24

수정 2018.08.17 17:24

터키 시장 안정 방안에 리라화 1% 올랐지만
美 므누신 강경발언 나오자 다시 떨어져 반등폭 반납
美, 터키 추가제재 경고… 리라화 다시 출렁


미국이 터키에 추가 경제제재 가능성을 경고했다. 터키 재무장관은 재정긴축을 통해 경기과열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고공행진을 억제하는 데 정책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또 시장이 불안해 하는 자본통제는 없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터키 재무장관 발표 뒤 터키 리라는 1%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곧 이은 미 재무장관의 추가 경제제재 발언이 상승폭을 대부분 갉아먹었다. 전문가들은 터키 위기의 핵심 열쇠는 터키가 가택연금 상태로 구금하고 있는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 석방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다시 압박 나선 美재무

16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이날 터키에 추가제재를 시사하며 재압박에 나섰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미국인 목사가 석방되지 않으면 터키는 추가 제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므누신의 발언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사위인 베라트 알바이라크 재무장관이 투자자 6000명과 전화 회의에서 긴축을 포함한 안정방안 발표 효과를 거의 무위로 돌려놨다.

13일까지 사상최저치 행진을 이어가던 리라는 14일 이후 이틀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고, 15일에는 알바이라크의 발언에 힘입어 달러에 대해 1% 오르기도 했지만 므누신의 발언이 상승폭 대부분을 갉아먹었다.

이달 초부터 터키 법무, 내무장관에 대한 경제제재와 함께, 터키산 철강.알루미늄 제품 관세율을 2배로 올리기로 한 미국은 브런슨 목사를 석방하지 않으면 더 강도 높은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했다. 므누신의 강경발언은 알바이라크 터키 재무장관이 시장 안정 방안을 발표하자 곧바로 나왔다. 알바이라크는 시장이 학수고대하던 이날 전화회의에서 경기과열을 억제하고,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며, 현재 16%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대대적인 재정감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FT에 따르면 그는 유창한 영어로 각 정부 부처가 예산의 10~30% 감축을 요구받게 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지금부터 연말까지 60억리라 재정흑자를 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의 발언이 현실화하면 이는 금세기 들어 터키의 최대 재정긴축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알바이라크는 또 시장이 우려하는 자본 통제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리라 폭락세 재개?

므누신의 발언으로 상승폭 대부분을 까먹었지만 리라는 그래도 전날보다 소폭 상승한 수준에서 장을 마쳤다. 시장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특히 미국과 갈등이 봉합되지 않으면 언제든 리라 폭락세가 재개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애버딘스탠다드의 케빈 데일리 펀드매니저는 알바이라크 장관이 전화회의에서 '가능한 일'을 하기는 했지만 터키의 운명은 브런슨에게 상당분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므누신 장관의 성명이 발표되기 전 인터뷰에서 "브런슨 사태가 지속되고, 그가 터키를 떠나는 것이 허용되지 않으면 사태에 다시 불이 붙게 된다"면서 "터키의 저항력이 심각한 도전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터키가 급격한 금리인상이라는 통화정책이 아닌 재정정책으로 대응하려 하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치솟는 물가를 잡고, 리라 가치를 끌어올리며, '핫머니'를 다시 터키로 유인하기 위해서는 급격한 금리인상이 필수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스로를 고금리의 '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중앙은행(CBRT)의 금리인상을 억제하고 있다고 시장은 판단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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