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

자영업 현장 목소리에 귀기울이길


'최저임금도 못 줄 거면 장사 접어라'라는 말을 함부로 하지 마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두번 죽이는 것이다. 언젠가(해고나 퇴직 후) 당신도 그 당사자가 될 수 있다.

당·정·청이 22일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대책을 발표한다. 어떤 대책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카드수수료 부담 완화, 일자리안정자금 확대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기발하고 획기적 대책을 내놓지 못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현장의 이야기를 경청하지 않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정부가 얼마 전 발표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해 2019년까지 세무조사와 신고내용 확인 등의 세무검증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발표가 나오자 소상공인들은 환영하기는커녕 오히려 자신들을 범법자 취급을 한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참여연대까지 사실상 탈세를 조장하는 정책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정부는 이제라도 소상공인들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번에 당·정·청이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일자리안정자금 추가 확대'는 경계해야 한다. 일자리안정자금은 올해 총 3조원의 예산 가운데 1조1000억원만 집행됐다. 그런데도 당·정·청은 이번에 추가로 내년에 3조~4조원의 일자리안정자금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래선 곤란하다. 집행이 되지 않는 진짜 이유를 먼저 세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은 환산보증금이 폐지되지 않으면 반쪽짜리일 뿐이다. 제로페이 역시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전면 중단하지 않는 한 그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정부는 과도한 자영업 진입에 따른 과당경쟁을 막기 위한 획기적 대안도 제시해야 한다. 어쩌면 진입 자체를 제한하는 강력한 허들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소상공인 정책과 자영업자 정책은 달리 가져가야 한다. 그런데 정부가 이 둘을 구분조차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의구심이 드는 것이 한두번이 아니다.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회장이 생전 계열사 사장들을 부른 뒤 꺼낸 첫마디는 항상 "이야기해 봐라"였다고 한다.
그리고 당시 37세의 이건희 그룹 부회장에게도 '경청'과 '목계'라는 글귀를 경영철학으로 당부했다. 지금도 이재용 부회장의 사무실 벽엔 '경청 목계'라는 글귀가 걸려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라도 광화문광장에 다시 나가서 소상공인들을 훈계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쫑긋 세우고 '경청'하는 당·정·청이 되길 기대해 본다.

yutoo@fnnews.com 최영희 산업2부 중소기업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