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올해도 최대 무역흑자…美 가만 안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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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의 7.8% 수준 전망.. 미국은 무역戰 일으키고도 세계 최대 무역적자국

독일이 올해에도 세계 최대 무역흑자국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무역흑자 감축을 위한 내수 확대 등을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국제 사회의 압력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현지시간) 뮌헨의 Ifo 연구소 전망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Ifo에 따르면 독일의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990억달러, 올해 독일 국내총생산(GDP)의 7.8% 수준이 된다. 3년 연속 세계 1위다. 사상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의 GDP 대비 7.9%에 손색이 없는 규모다.

2위는 2000억달러로 예상되는 일본, 3위는 1100억달러로 네덜란드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Ifo는 상반기 교역통계를 기초로 이 같은 추산을 이끌어냈다.

반면 중국은 올해 대대적인 수입 확대 속에 미국과 무역전쟁으로 수출이 심각한 타격을 입으면서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Ifo는 예상했다. 중국은 올해 세계 톱 3 무역흑자국 자리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무역적자국은 역설적이게도 무역전쟁 당사국인 미국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Ifo는 미국의 올해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4200억달러에 육박해 사상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무역적자 개선을 경제정책의 핵심으로 삼고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화살이 독일로 향할 수 있음을 예고한다.

독일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이고,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독일이 내수를 부양해 수입을 늘리고 독일의 경상수지 흑자를 줄여 국제경제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주문이다.

독일은 그러나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가 부분적으로 자국 기업들의 높은 경쟁력과 수년 간에 걸친 임금 상승 억제라는 허리띠 졸라매기, 독일이 의도하지 않은 유로 약세가 배경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또 인구 구성이 고령화하면서 독일 국민들이 고가 수입품에 흥청망청 돈을 쓰기보다 노후를 위해 저축하기를 선호하는 것 또한 경상수지 흑자의 배경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허리띠 졸라매고, 덜 쓰고, 더 저축해서 다른 나라들로부터 돈을 벌어들였다는 얘기다.

유로 약세의 주된 배경인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 정책에 대해 독일이 가장 강한 반대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다.

반면 IMF와 EU 집행위는 독일이 흑자 규모를 줄이기 위해 내수를 적극적으로 부양해야 한다며 독일의 정책부재를 거듭 비판해왔다. 이들은 독일이 인프라스트럭처, 교육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내수를 끌어올릴 것을 주문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 자동차에 고율의 관세를 물리겠다는 협박까지 했다가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지난달 회담에서 무역전쟁은 일단 휴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독일의 낮은 임금 상승률도 다른 관점에서 비판받고 있다. 그저 허리띠 졸라매기가 아니라 인위적인 기업 경쟁력 끌어올리기 전략이라는 것이 골자다.

경제학자들은 독일 기업들의 높은 경쟁력에는 일부 인위적인 요인들이 들어 있다면서 특히 수년 간에 걸친 생산성을 밑도는 임금 인상으로 생산단가를 끌어내렸다고 비판하고 있다.

다만 최근 독일 통계는 독일의 경상수지 흑자가 앞으로 서서히 줄어들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고 FT는 전했다.

독일의 실업률이 1991년 통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임금이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또 독일 수출과 내수도 점차 균형을 찾아가는 모습도 감지된다.
올 상반기 독일 GDP 증가분 대부분은 강한 정부지출과 소비지출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개선 조짐이 뚜렷해지기 전까지 독일은 언제 트럼프의 공격대상이 될지 모르는 불안감을 안고 있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중국과 합의를 하고 나면 다음 과녁은 독일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