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말레이시아 일대일로 갈등 봉합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21 16:47

수정 2018.08.21 16:47

시진핑 만난 마하티르 총리, 참여하기로 입장 바꿨지만 사업 비용 재조정 요구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중국과 말레이시아가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둘러싼 미묘한 이견차를 봉합해가는 양상이다.

일대일로 '전면 재검토'를 선언했던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가 방중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에서 사업진행 의지를 밝혔다.

21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마하티르 총리는 전날 중국 국빈관인 조어대에서 시 주석과 만나 "말레이시아는 일대일로를 지지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원한다"면서 "일대일로가 지역 발전과 번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이어 "이번 방중은 말레이시아의 새로운 정책에 중요한 조치"라며 "중국 정부와 중국인들에게 말레이시아의 대(對) 중국 우호정책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말레이시아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고, 중국의 발전은 말레이시아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우리는 중국 기업의 말레이시아 투자를 환영하고,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발언은 마하티르 총리가 사업 전면 재검토를 강조했던 기존 입장에서 유화된 입장으로 전환됐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말레이시아는 고대 실크로드에 있는 중요한 국가이자 일대일로에 가장 먼저 호응한 국가"라며 "양국은 일대일로 공동 건설을 큰 줄기로 새로운 시대의 양국 간 실무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호응했다.


다만 마하티르 총리는 전날 리커창 중국 총리와의 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대일로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게 된 배경이 이전 정권이 초래한 재정 악화 때문이라며 사업비용에 대한 재조정을 위한 운을 뗐다. 마하티르 총리는 "중국은 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를 동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우리 내부 재정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국은 앞으로 기존 일대일로 사업을 유지하되 중국측에 유리하게 정해진 사업비 부담 문제와 사업규모에 대한 구조조정을 둘러싼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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