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폐기종 환자 폐에 기관지 밸브 삽입해 호흡곤란 개선

지령 5000호 이벤트

(72) 밸브 폐용적축소술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이세원 교수(왼쪽 두번째)가 폐기종 환자에게 밸브 폐용적축소술을 시행하고 있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만성적으로 기도가 폐쇄돼 호흡곤란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원인으로는 흡연이 가장 대표적이며 장기간 흡연을 한 경우 기관지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일어나고 폐포벽이 파괴돼 기관지가 막히게 되는 것입니다.

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40세 이상 인구의 12.1%, 65세 이상 인구의 30.5%에서 COPD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40세 이상 남성의 21.1%, 65세 이상 남성의 51.2%에서 나타났습니다.

이 질환은 전세계 사망원인 5위이며 10대 사망원인 중 유일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오는 2020년에는 사망원인 3위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COPD가 진행되면 폐기종을 동반하게 됩니다. 폐기종은 공기가 갇혀 점점 부풀어지는 과팽창되는 질환입니다. 폐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므로 호흡곤란이 발생합니다. 이 질환의 치료에는 흡입제인 기관지확장제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치료로 증상 개선하고 급성 악화를 줄일 수 있지만 질병의 진행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폐기종 환자에게 기관지 밸브를 폐에 삽입해 호흡곤란을 개선하는 '밸브 폐용적축소술'이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이세원 교수는 23일 "시술 적용을 할 수 있는 폐기종 환자에게 내시경 풍선검사를 시행하면 폐기종이 주변 폐와 공기통로를 갖고 있지 않은 환자가 약 20% 가량 된다"며 "이들에게 밸브 폐용적축소술을 시행했더니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밸브 폐용적축소술은 기관지 내시경을 통해 심하게 망가진 폐기종 부위의 기관지에 특수한 밸브(EBV)를 삽입해 늘어난 폐의 용적을 줄여주고, 손상된 폐에 눌려있던 건강한 폐를 팽창시켜 호흡 곤란을 완화해주는 시술입니다. 이때 삽입되는 일방향 기관지 밸브는 들이마신 공기를 한 방향으로만 통하게 해 늘어난 폐포에 갇힌 공기는 빠져나갈 수 있으나 더 이상의 공기는 폐포로 들어갈 수 없게 해줍니다.

폐기종 환자 중 밸브 폐용적축소술을 받은 환자들은 폐 기능이 2배 가까이 좋아졌습니다. 특히 숨이 차서 제대로 걷기조차 힘들었던 환자들의 운동 능력이 개선되면서 6분간 최대한 많이 걸을 수 있는 거리가 1.2배에서 최대 4.6배까지 증가했습니다. 실제 일상생활조차 힘들었던 폐기종 환자들이 시술 후 휠체어를 타지 않고 혼자 산책을 하고 머리 감기, 양치질이 가능해지는 등 삶의 질이 개선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모든 폐기종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COPD환자 중 지속적인 호흡곤란이 발생하고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활동이 힘들어지는 중증 폐기종 환자들은 폐기능 검사, CT 검사, 운동능력검사 등을 종합하여 담당의와 시술 여부를 결정합니다. 또 '밸브 폐용적축소술'은 지난 2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가 50%만 부담하면 됩니다.

이 교수는 "밸브 폐용적축소술의 효과 및 부작용을 알고 적절한 환자를 선택해 시술할 때, 폐기종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