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웅의 부동산 Talk Talk]

자금출처에 세무조사까지 … '신고가' 강남권 매수세 주춤

하반기 급등세 보이던 강남, 압구정·대치·역삼·논현 등 단지 곳곳서 전고점 돌파.. 추격매수 멈추고 '신중'
자금 여력 충분하지만.. 규제 내건 정부와 대척 부담, 내년 국내경제 위기설 한몫

올 하반기 급등세를 연출했던 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 주택시장이 다시 주춤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압구정, 대치, 역삼, 논현 등 강남권 단지 곳곳에서 최근 전고점을 넘어서고 매도자는 호가를 계속 높이고 있지만 매수자가 뒤로 물러서면서 거래가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있다. 불과 2주전만하더라도 매수세가 붙으면 매도자가 도망가고 다시 오른 가격에도 매수자가 붙으면서 거래가 일어나곤 했지만 최근 1~2주동안은 거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현장에선 정부가 추가로 대책을 내놓는다고 하고 자금출처조사는 물론 세무조사까지 한다고 하니 매수자들이 눈치를 보고 있다고 전한다. 특히 최근 국내 경기가 너무 위축되고 있어 향후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경고 때문인지 매수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강남권 주요단지 신고가 경신하자 매수세 주춤

23일 서울 강남권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1~2주 사이 강남권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확연히 줄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삼성동 힐스테이트2차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전용면적 84㎡가 얼마전 19억원에 거래된 후 호가가 올라 19억5000만원에도 매물이 나오고 있는데 (매수자가) 잘 사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의 최고가 실거래액은 지난 3월 중순 거래된 19억원(3층)이다. 그러나 이 금액에서 5000만원이 오르자 매수자가 붙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상당수 단지들이 전고점을 돌파한 역삼동도 마찬가지다. 개나리 SK뷰 전용면적 84㎡ 아파트는 8월 초 18억4000만원에 팔려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1월 16억9000만원에 팔린게 최고가 실거래액이었다. 또 8월 중순에는 역삼자이 전용면적 60㎡이 15억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역시 과거 전고점(13억8000만원)을 돌파한 가격이다.

그러나 이 일대 거래는 뜸하다. 인근 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자꾸 오른다고 하니까 매도자들이 호가를 올리면서 전고점을 넘는 호가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이제 성수기가 시작되는 상황인데 거짓말처럼 매수세가 전고점에서 멈춰서 그 선을 넘으려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치동과 압구정도 상황은 비슷하다. 압구정 신현대 인근 한 중개업자는 "여기 압구정 지역은 신현대 전용면적 108㎡이 가장 먼저 움직이는데 고점인 24억원에 얼마전 거래가 이뤄지더니 25억원에 매물이 나오자 매수세가 딱 멈췄다"고 말했다.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아이파크, 동부센트레빌 등 과거 고점을 넘어선 곳도 마찬가지다.

■자금출처에 세무조사까지 부담 … 경기악화 걱정도

비수기인 7월부터 오르기 시작한 집값이 성수기가 시작되는 상황에서 갑자기 멈춰선 것은 세무조사까지 내건 정부와 굳이 대척점에 서 있을 이유가 없는데다 무엇보다 최근들어 국내외 경제 상황이 너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강남구 삼성동 B공인 관계자는 "정부가 8·2대책을 통해 자금출처조사를 진행하고 최근에는 세무조사까지 하겠다고 하니까 일단 움츠러들고 있는게 사실"이라며 "자금 여력이 되더라도 일단 도마위에 오른다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또 강남에 새롭게 입성하려하거나 기존 주택에서 갈아타는 수요는 기존 집이 안팔려서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B공인 관계자는 "역삼동 푸르지오 집을 팔고 대치동으로 이동하려는 사람이 있었는데 역삼동 집이 거래가 안되자 애를 먹으면서 계약 직전에 무산된 사례가 최근에 있었다"며 "강남권도 그렇고 강북지역에서 넘어오려는 사람들이 기존 집이 생각보다 거래가 안되면서 계약 기간이 어긋나 거래가 무산되는 경우가 은근히 많다"고 설명했다.
또 전고점 돌파에 대한 부담감도 매수심리를 주춤하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안 집값이 약세를 보여 접근을 했는데 호가가 계속 오르며 과거 최고가 가격을 돌파하자 갑자기 추격매수를 멈추고 주춤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치동 인근 D공인 관계자는 "도곡렉슬이나 래미안대치팰리스의 경우 고점을 넘어선 가격에 호가가 나오자 이곳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매수의향을 멈추고 뒤로 물러서고 있다"며 "더구나 국내 경제가 내년 중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 나오면서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부동산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