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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자유' 중요성 일깨운 박근혜 항소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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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66)이 24일 '국정농단' 항소심에서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았다. 넉달 전 1심 판결에 비해 형량이 1년 늘었다. 서울고법 김문석 부장판사는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간에 묵시적 청탁이 오갔다고 봤다. 1심보다 형량이 높아진 이유다. 같은 날 최순실씨는 1심과 같은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았다.

청탁을 놓고 재판부마다 해석이 다르다. 법을 엄격하게 해석한 박근혜 2심의 판단은 꼭 1년 전 이재용 1심의 판단과 비슷하다. 이재용 1심 재판부는 삼성 경영권 승계라는 현안이 존재하며 박근혜·이재용 사이에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봤다. 하지만 올 2월 이재용 2심 재판부는 경영권 승계라는 현안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며 따라서 묵시적·명시적 청탁은 없다고 봤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을 집행유예로 석방했다. 이는 박근혜 1심의 판단과 유사하다.

결국 최종 결정은 대법원의 몫이다. 현재 이재용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박근혜 상고심도 곧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이 원심을 유지하든 파기하든 피고인들의 유·무죄 여부는 사법부에 맡기는 게 옳다.

법이 어떤 결론을 내리든 이번 사태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교훈이 있다. 그것은 기업 자유의 중요성이다. 박근혜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국민에게서 위임받은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해 기업의 재산권과 기업 경영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꾸짖었다. 앞서 1심 재판부도 "피고인은 사기업 경영진이 물러나도록 강요하는 등 권한을 남용해 기업 재산권과 경영 자유를 심각히 침해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3월 헌법재판소가 밝힌 탄핵 선고문과 일치한다. 헌재는 "피청구인(박근혜)의 행위는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하였을 뿐만 아니라 기업 경영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적시했다.

물론 기업도 반성할 부분이 있다. 행여 권력의 힘을 빌려 경영권을 지키고 사업을 확장하려 했다면 비판받아 마땅하다. 다만 한국적인 정치 풍토에서 기업이 감히 권력의 '협조 요청'을 거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권력과 기업을 싸잡아 정경유착으로 비판하기는 쉽다. 하지만 권력과 기업은 수평관계가 아니다.
오히려 갑과 을의 관계에 가깝다. 국정농단 사태로 많은 기업인들이 고초를 겪었다. 권력이 기업을 제멋대로 휘두르는 일이 다신 없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