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 여정 끝' 특검‥"1억번 댓글조작 정황 포착·공소유지에 총력"(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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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익범 특별검사가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대국민 보고를 하며 지난 60일간 벌인 특검수사의 '대선 댓글조작' 관련 최종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스스로 수사기간 연장을 포기한 첫 특검'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채 수사를 마친 '드루킹' 김동원씨 일당의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한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향후 법리공방을 통해 주요 피의자들의 혐의를 입증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검은 27일 대(對)국민 보고를 끝으로 공식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공감 조작' 1억회‥대선께 폭발적 증가
특검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드루킹' 김씨와 그 일당이 조작한 댓글은 총 141만개에 달했다.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 등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 3곳에서 집중적으로 활동한 이들은 댓글의 '공감·비공감' 버튼을 클릭하는 방식으로 여론을 주도하고자 했다. 이들이 클릭한 공감·비공감 수만 무려 9971만1788건에 달했다. '1억 클릭'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들의 공감·비공감 클릭은 특정 시기를 기점으로 비약적으로 늘기 시작했는데 바로 2017년 4월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둔 시점이었다.

2017년 1월 1만4000회 수준이었던 이들의 공감·비공감 조작은 같은 해 3월 75만회로 급증했고, 4월에는 768만건 수준으로 3월보다 10배 이상 증가했다. 그해 5월에도 748만회에 달했던 공감·비공감 조작은 대선이 끝난 이후인 2017년 6월, 516만회 수준으로 대폭 감소했다.

특검팀은 공소장을 통해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016년 12월부터 2018년 2월까지 네이버 뉴스기사 댓글 118만여개에 총 8833만회 공감·비공감 클릭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60일간의 여정
이번 허익범 특검팀에 대해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사건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김 지사에 대한 구속에 실패한 데다 수사기간 연장 마저 스스로 포기한 첫번째 특검이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지난 6월 27일 드루킹을 비롯해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 그리고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 정치권 인사를 상대로 한 강도높은 수사를 예고하며 호기롭게 출범했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특검팀은 출범 이후 연일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하며 사건의 본류로 진입하는 듯했다. 수사 범위는 빠르게 넓혀져 갔고 곧 김 지사와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 등 정치권 인사에 대한 수사도 진행됐다. 압수수색과 계좌추적, 주변인 소환 등 다각적인 조사를 통해 김 지사와 고 노 의원을 압박했다.

그러나 지난 달 23일 상황은 급반전됐다. 고 노 의원이 4000만원 상당의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유서를 남기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기 때문이다. 특검팀에 대한 비판이 터져나왔고, 수사동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제기됐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6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를 조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전열을 가다듬은 특검팀은 지난 6일 김 지사를 특검사무실로 소환해 조사하는 데 성공했다. 김 지사는 18시간이 넘는 조사를 받았지만 특검팀은 한 번의 소환조사로는 부족하다고 판단, 이후 한차례 더 김 지사를 특검 사무실로 불러들였다.

이후 특검팀은 그간의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17일 특검팀과 김 지사 측은 치열한 법리공방을 펼쳤고, 법원의 고민은 18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결국 법원은 "김 지사의 도주 우려가 없다"며 특검팀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후 특검팀의 수사동력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사실상 출범의 이유나 마찬가지였던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은 그 자체를 뛰어넘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끝나지 않은 싸움?'‥공소유지 이어간다
특검팀은 수사 종료를 하루 앞둔 지난 24일 김 지사를 비롯한 주요 혐의자 12명에 대한 공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드루킹의 최측근 도모 변호사와 윤모 변호사, 김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인 한모씨 등도 대상에 포함됐다.

김 지사는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혐의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함께 적용됐고, 드루킹은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정치자금법 위반 △증거위조교사 △위계공무집행방해 △뇌물공여 등 5가지 혐의가 적용됐다. 드루킹이 김 지사에게 '센다이 총영사'로 추천했던 도 변호사 역시 세 가지 혐의를 받고 기소됐다.

그간 87명 안팎의 인원으로 운영된 특검팀은 이날 이후 최소한의 인원만 남아 12명에 대한 공소유지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60일의 수사기간동안 마무리짓지 못한 진상규명을 법리공방을 통해 이어나가겠다는 뜻이다.

허 특검은 "드루킹은 킹크랩을 통해 정치적 여론을 왜곡했고, 김 지사는 드루킹을 소개받아 알게된 후 킹크랩의 시연회에 참석하고 개발 및 운용에 공모한 점, 센다이 총영사직 인사 청탁 연루한 점이 확인돼 기소했다"며 "앞으로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특검팀은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경우 '의혹은 있지만 특검의 수사 대상이 아니다'고 판단, 사건을 검찰로 인계하기로 결정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