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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공유 불허' 일본도 변화 움직임… 한국만 낙오될라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27 16:45

수정 2018.08.27 16:45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투자·서비스 지속적 확대 "日정부, 어리석다" 비판
2020년 올림픽 앞두고 '합법화' 필요성 인지..택시업계와 협상 나서
일본 승차공유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면서 한국만 승차공유 시장의 '갈라파고스섬'이 될 것이라는 탄식이 업계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와 100조원대 기술 펀드를 이용해 우버, 디디추싱, 99, 올라, 그랩 등에 잇따라 투자하며 글로벌 승차공유 시장 판을 키우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승차공유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39조원이었으나 2030년엔 약 305조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에서 택시 면허가 없는 운전자가 자동차로 승객을 태우는 행위는 불법이다. 출퇴근 시간에만 자가용을 이용해 승객을 태우는 것을 예외조항으로 둔 한국 운수법보다 규제가 강한 셈이다.

하지만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달 중국판 우버인 '디디추싱'과 합작회사 '디디모빌리티재팬'을 설립하고 승차공유를 불법화한 일본 정부를 "어리석다"고 작심 비판하면서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둔 일본 정부가 승차공유를 합법화로 돌아설 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도요타도 일본 재팬택시에 75억원엔을 투자했고 소니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택시배차 서비스 개발에 뛰어들었다. 일본 택시 업체 제일교통산업은 우버와 협력하고 있다. 일본 정부도 택시업계와 규제 완화 협상에 나선 것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변화의 필요성을 인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전해진다.

한국 정부가 승차공유 스타트업 풀러스·럭시·콜버스·차차 등에 줄줄이 '위법' 딱지를 붙이며 여전히 시장에서 고전하는 상황과는 다르다. 그 사이 해외 승차공유 스타트업은 글로벌 기업으로 쑥쑥 성장했다.

대표적인 기업이 중국의 디디추싱과 동남아시아의 그랩이다. 디디추싱의 이용자는 4억명을 넘었고, 그랩 이용자도 1000만명을 웃돈다. 소프트뱅크가 디디추싱에 쏟은 투자규모는 10조원이 넘는다.
소프트뱅크는 우버에도 약 9조원을 베팅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그랩은 소프트뱅크 뿐만 아니라 디디추싱, 도요타, 현대차, 네이버와 미래에셋도 투자 대열에 줄줄이 합류하면서 현재 시장 기업가치는 60조원으로 평가된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소프트뱅크가 모빌리티 분야에 투자하지 못한 국가가 한국, 일본이었는데 일본에서는 디디추싱과 손을 잡았으니 이제 한국만 남은 셈"이라면서 "한국 대기업마저 국내가 아닌 국외 투자로 눈을 돌리는 상황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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