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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우려' 확산… 화웨이 5G 글로벌 전략 제동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28 16:35

수정 2018.08.28 20:57

美 넘어 英·日 등서도 규제
LG U+는 사용 쪽으로 가닥.. SKT·KT, 다른선택 할 듯
'보안 우려' 확산… 화웨이 5G 글로벌 전략 제동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 전세계 관련 장비 시장의 패권을 노리고 있는 화웨이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전세계 곳곳에서 정부와 의회가 나서 화웨이 장비 보안의 위험성에 대해 우려하는 것. 일부는 노골적으로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제조사 장비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이들을 직접 언급하지 않지만 에둘러 표현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국내도 크게 다르지 않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5G 상용화를 앞두고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일본 등에서 잇따라 화웨이 장비 사용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당초 화웨이 사태는 스마트폰부터 촉발됐다. 세계 3위 스마트폰 제조사인 화웨이는 올초 AT&T를 통해 주력 스마트폰인 '메이트10프로'를 미국 시장에서 공식 선보일 계획이었다.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8'에서 화웨이와 AT&T가 관련 계획을 밝힐 계획이었지만, 불과 하루 전 공식행사가 취소됐다. 미국 의회 및 정부가 보안에 대한 우려로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 계획에 제동을 건 것으로 알려졌다. AT&T에 이어 버라이즌도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 계획을 모두 철회했다.

이후 사태는 5G 장비로 번졌다. 화웨이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에서 5G 기술 연구개발에 50억 위안(약 8158억원)을 투자할 것이며, 올해 안에 5G 단말기를 선보일 것이라고도 밝혔다. 켄후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전세계 30개 이상의 통신사들과 5G의 예비 상용화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하원은 지난 6월 화웨이와 ZTE의 미국 국방부 납품을 막는 내용을 담은 국방수권법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화웨이와 ZTE 기술을 정부에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법안은 미국 정부 또는 정부에 협력하는 기업들이 화웨이나 ZTE 또는 다른 중국 통신 장비 업체들의 부품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 진출 길이 막힌 화웨이는 이후 영국 시장에 집중했다. 그러나 영국에서도 상황은 좋지 않게 흘렀다. 영국 정보기관인 정보통신본부(GCHQ)가 최근 중국 화웨이의 통신기기 제품이 국가 안전 보장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

호주 정부도 최근 안보 우려가 예상되는 통신 장비 사용의 자제를 촉구하는 내용의 발표를 했다. 직접적으로 화웨이와 ZTE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들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외에도 현재 캐나다 및 일본 정부에서도 화웨이 장비를 규제할 것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아직 공식적으로 화웨이 장비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달 통신 3사 CEO를 만난 뒤 기자들을 만나 "화웨이든, 삼성이든, 에릭슨이든, 노키아든 보안 문제만큼은 철저하게 정부가 챙길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4세대(4G) 이동통신에 이미 화웨이 장비를 사용한 LG유플러스는 효용을 위해 5G 장비도 화웨이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국내 1위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과 과거 국가 기간망 사업자였던 KT가 우려에도 불구하고 화웨이를 선택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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