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논란의 통계청, 신뢰할 수 있을까

지난 26일 황수경 통계청장이 해임된 것을 두고 국회 안팎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최근 경제악화 책임을 통계청장이 지게 됐다는 우스갯말부터 정부가 통계를 조작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 등이 그것이다. 황 전 청장 임기 동안 정부가 추진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찬물을 끼얹는 통계지표가 잇따라 나왔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1년2개월 만에 이뤄진 정기 인사였다"고 해명했지만 그 말을 모두 믿는 사람은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정부는 실제 객관적 수치 앞에선 꼼짝하지 못했다. 청와대, 기획재정부의 경제박사들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단기에 효과를 내지 못한다' '연말엔 좋아질 것'이란 장밋빛 미래만 얘기했다. 통계청에서 만든 지표를 반박할 '객관적 자료' 확보가 어려웠던 것 같다.

경제가 악화일로인 때 '취업자 수 증감수치' '실업률' 등 발표를 앞둔 통계지표들에 대해 야당은 준비된 실탄처럼, 정부여당은 눈엣가시와 같이 느꼈을 것이다.

이런 와중에 통계청장이 갑작스레 교체된 것이다. 마치 '통계 똑바로 만들라'고 차기 청장에 메시지를 주는 것처럼 말이다. 정기인사라고 한 청와대가 거듭 해명해도 의문부호가 붙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인다.

황 전 청장과 통계청 직원들은 이런 우려를 더욱 증폭시켰다. 황 전 청장은 이임식에서 "직을 수행하는 동안 통계청의 독립성, 전문성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았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내가 그렇게 말을 잘 들었던 편은 아니었다"는 말도 했다. 통계청 직원들은 성명을 내고 "'좋지 않은 상황을 좋지 않다'고 투명하게 공표했음에도 통계 및 통계청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왜곡하더니 청장의 교체까지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청와대의 "통계청 독립성을 부여했다"는 말과는 모두 동떨어진 내용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통계청이 어떤 지표를 내놓더라도 신뢰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긴다.
통계청이 현재 직간접적으로 다루는 통계만 1000개가 넘는다. 좋은 지표가 나오면 통계 조작설이 나오고, '코드 인사'의 효과를 봤다는 비판이 분명 나올 것이다. 경제박사들이 예측했던 장밋빛 미래가 와도 이게 허구인지, 실제인지 분간마저 어려울 수 있다. 이 모든 걸 정부가 자초했다고 말한다면 비약일까.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정치부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