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2기 개각]

경제관료 중용에 힘실린 金부총리.. 소득주도성장 수정 예고

지령 5000호 이벤트

김 부총리와 대립각 세운
김영주 장관 전격 경질
유은혜·진선미 의원 발탁
성향보단 전문성에 방점

왕정홍 방위사업청장, 이석수 국정원 기조실장, 양향자 공무원인재개발원장, 정재숙 문화재청장

문재인 대통령의 30일 개각 단행은 크게 경제팀에 관료 출신들을 전진배치했다는 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여성의원들의 파격 기용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문재인정부 1기가 시민단체·학자·정치인 출신 내각이었다면, 2기부터는 관료 출신들의 본격 약진이 예상된다.

■경제팀 관료출신 전진배치

이날 인사 중 내각 경제팀 핵심 멤버인 고용노동부 장관 교체는 특히 주목할 부분이다.

현역 국회의원 출신 김영주 현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에 있어 원칙론에 서서 강경한 입장을 펼쳐왔다. 그는 경제팀 내에서도 소득주도성장론 수정주의자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워왔다. 특히 최근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을 재심의해야 한다고 하는 김 부총리와 언쟁을 벌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 장관의 교체는 소득주도성장론의 핵심 정책인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등의 수정을 예고하고 있다는 관측으로 이어진다. 후임 고용부 장관에 낙점된 이재갑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전 고용부 차관)은 정통 고용부 관료로 노사정책실장, 고용정책실장을 거쳐 고용부 행정에 누구보다 전문성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교수 출신인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역시 경질성 인사로 지목된다. 후임 성윤모 장관 후보자는 산업부 산업정책국과 산업기술국을 거친 정통 산업부 관료로 산업정책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행시 32회이자 55세로 기수나 나이로 볼 때 사실상 '발탁 인사'에 가깝다. 그의 발탁은 산업정책에 경험을 살려 자동차·조선 등 위기에 처한 주력산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4차 산업혁명으로 산업구조 전환에 성과를 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두 사람 모두 해당 부처의 '성골'들로 불리는 정통 관료들이다. 두 장관의 교체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제외하고는 내각의 핵심 경제팀인 기재부·금융위원회·고용부·산업부 수장이 관료출신으로 채워지게 됐다.

그런 점에서 이번 인사는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가진 '관료의 귀환'이자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수정을 가하겠다는 일종의 '예고편'으로 볼 수 있다.

■의원출신·여성 기용

이번 '2기 내각' 장관인사 5명 중 2명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여성 현역의원이다. 이번 개각으로 17개 부처 장관 중 여성장관 5명, 남성장관 12명이 되면서 지난 1기 내각과 성비 비율은 같아졌다. 인사청문회를 거쳐 입각하게 되는 여성장관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두 사람 모두 더불어민주당 의원 출신이다. 정치적 소신이 뚜렷한 것으로 평가받는 유 후보자는 '친(親)문재인' 주류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 후보자는 고 김근태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해 19대 국회에 입성, 재선에 성공했다. 일각에서는 56세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의 재선 의원이 부총리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서 중량감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유 후보자는 19대와 20대 국회에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20대 국회에서는 교문위 여당 간사를 맡는 등 교육 분야에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다른 여성 후보자인 진 후보자는 민주화를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여성인권위원장을 역임한 변호사 출신이다. 19대 국회에서 국회 아동·여성 대상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 위원, 국정원 댓글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및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최근 성(性)을 둘러싼 갈등이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는 만큼 여성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인 진 후보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유은혜 후보자는 교육전문가, 이재갑 후보자도 고용정책전문가다. 진선미 후보자를 제외하고는 친문 성향 후보자는 없다"며 "최근 떨어지는 지지율을 회복시키기 위해선 충성도보다도 성과를 낼 수 있는 전문성이 중요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