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포스트]

제주도 행정에 블록체인 접목… ICO 특구 자격 증명

국토부와 토지관리 시범사업, 부가세 세금환급도 쉬워져
블록체인 산업 활성화되며 관련 기업들 법인설립 검토

원희룡 제주 지사(앞줄 오른쪽 다섯번째)가 지난 8월 30일 서울 서울 삼일대로 위워크에서 블록체인·암호화폐 기술 및 서비스 업체 관계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진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미희 기자

'블록체인 허브도시'가 되겠다며 중앙정부에 '블록체인, 암호화폐공개(ICO) 특구' 지정을 요구하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가 블록체인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건다. 블록체인 기술을 실제 행정에 적용해 세금환급이나 탄소배출 절감 등의 분야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특히 제주도는 관광, 행정, 저탄소 서비스 등에 블록체인을 연계하면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중앙정부의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지난 8월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민선 7기 시도지사 간담회'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블록체인 특구 지정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제주의 다양한 블록체인 사업 계획을 제시했다. 제주도가 블록체인 산업 활성화에 발벗고 나서면서 기업들도 잇따라 제주에 법인설립, 사업 확장 같은 계획을 공개하면서 제주로 몰려들고 있다.

■제주시 행정에 블록체인 적용 잰걸음

2일 관련업계와 제주도 관계자들에 따르면 제주도는 제주도는 먼저 토지관리와 부가세 세금환급, 탄소저감 등의 분야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토지관리는 국토부와 손잡고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토지대장을 블록체인 기술로 관리하는 것이다. 향후 등기부등본이나 토지계약서까지 블록체인으로 관리하면 이중계약이나 탈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가세 세금환급의 경우 지금은 공항에서 일괄적으로 이뤄져서 관광객들이 환급받은 돈을 제주도에서 활용하지 못하고 가져가는 경우가 많았다.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되면 관광객들이 물건을 구입한 점포에서 바로 부가세를 환급받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관광객들이 환급받은 돈을 제주도에서 바로 소비할 수 있기 때문에 내수확대와 중소상인 수익증대 등이 기대된다.

■탄소저감 행동하고 받는 포인트, 암호화폐 시장서 거래도 가능

탄소저감행동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도 추진된다. 제주도는 오는 2030년까지 '카본프리' 아일랜드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도민들이 전기자동차를 이용하거나, 올레길을 걷거나, 바다 쓰레기를 줍거나 일회용 종이컵 등을 사용하지 않으면 일종의 포인트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포인트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행정과 관광, 저탄소 서비스 등에 블록체인을 적용해 국민들이 피부로 와닿는 변화를 증명할 것"이라며 "중앙정부에게도 우리가 블록체인의 원천기술과 플랫폼 분야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암호화폐 발행을 활성화시켜야 하며, 이 분야는 한국기업이 가장 잘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 기업들, 제주로 몰려든다

제주도가 블록체인 허브 계획을 본격화하면서 기업들도 제주로 속속 모여들고 있다. 또 원희룡 제주지사를 향해 블록체인, 암호화폐공개(ICO) 관련 중앙정부의 정책 수립에 목소리를 내 달라고 요청하고 나섰다.

실제 국내 유명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스위스, 싱가포르, 지브롤터 등 해외 현지법인(재단)을 통해 ICO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법인세와 인건비, 사무실 임대료 등을 해당 도시에 지불하고 있다. 또 ICO로 모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의 자금을 현금화하는 과정도 녹록치 않으며, 환전하는 과정에서 빠져나가는 수수료 부담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최근에는 블록체인 기술.서비스 업체들이 법인계좌 개설이나 사무실 임대 등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관련 원 지사는 지난달 30일 서울 삼일대로 위워크에서 블록체인.암호화폐 서비스 업체 관계자들을 만나 "국내 블록체인.암호화폐 기업들이 쫓기듯이 해외로 나가 고군분투하는 것이 아니라 제주도에 근거지를 두고 다양한 시도와 혁신적인 실험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9월부터 가동할 워킹그룹에서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급변하는 기술 및 시장 상황에 따라 역동적으로 제도를 개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원 지사의 정책에 대해 위블락 홍준 대표는 "제주도에 법인을 세우고 암호화폐공개(ICO)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아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글로벌 블록체인 프로젝트 '아이콘'을 이끄는 아이콘루프(옛 더루프) 이경준 의장과 김종협 대표, 위블락 홍준 대표, 디블락 오현석 대표, 메디블록 이은솔 대표 등이 함께 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허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