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혼선 부른 부동산대책]

“오락가락, 이해불가”… 靑 국민청원으로 몰려든 성난민심

청원글 하루에도 수십건
정부 집값 잡을 의지나 있나.. 매물 줄면서 가격만 올랐다
임대사업 稅혜택 축소 뇌관
발표 철회하라 요청 쏟아져.. 은행.구청에 문의전화 빗발
전문가 “정책신뢰성이 중요”
정책 변화 실수요자도 혼란.. 공급 대안 내놓으며 조여야


"정부가 (부동산시장에) 손만 대면 덧난다."

"이 정도면 문재인정부는 무능이나 적폐 아닌가요."

최근 정부와 지자체가 발표했던 정책을 전환하거나 개발계획을 보류하면서 시장 혼란과 국민불만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 정부가 임대사업등록자에게 제공하는 세제혜택을 전면 축소한다는 발표가 보도된 직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성토의 글이 쏟아졌다.

한 청원자는 "부동산대책에 대한 언론 보도를 보고 화가 나서 직접 청와대 게시판에 글을 쓰게 됐다"며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유명 부동산 인터넷 카페도 미리 임대사업등록을 하지 못해 세금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고 우려하는 사람들과 조금씩 안정되고 있는 임대차시장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분노의 글이 올라오는 등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나 지자체가 대책을 발표하기 전에 구체적인 실행 시기나 대상지 등을 발표해 시장의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민감한 내용일수록 충분한 여론 수렴절차를 거쳐 시장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靑 부동산 청원글 하루 수십건

3일 업계에 따르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근래 논란이 된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 '박원순 서울시장의 여의도 통합개발' '전세자금 대출 규제' '서울 집값'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부동산시장 관련 청원글이 하루에 수십개씩 올라오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의 발표가 있을 때마다 부동산시장이 요동쳐 혼란이 커지고 있다면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내용이 대다수다.

한 청원자는 "정부가 폭등하고 있는 서울 집값을 잡을 의지나 있는지 답답하다"면서 "이제 서민들은 30년을 저축해도 서울에 아파트 한 채 장만하기는 힘들어졌다"고 불만을 토로했다.또 다른 청원자는 "아파트 매물이 없어서 집값만 더 올랐다"면서 "국민을 부동산투기자로만 보고 집값 올려서 세금만 걷어가려는 무능하고 최악의 정부"라며 문제 제기를 했다.

정부의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청약조정지역을 지정하는 근거 기준에 의문을 표하는 청원글도 있다. 한 청원자는 "전국에서 집값 상승률이 높은 분당과 과천을 투기지역으로 정하지 않은 기준이 이해가지 않는다"고 했다.

전날 김현미 장관이 발표한 임대사업등록자의 세제혜택 축소 후폭풍은 심각한 수준이다. 김 장관이 아직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으면서 "세제혜택을 아예 없애야 한다"는 주장과 "발표를 철회하라"는 갑론을박이 청원 게시판에 쏟아지고 있다. 부동산 인터넷 카페는 물론 시중은행이나 구청 등에는 향후 세제혜택 전망이나 임대사업자등록 여부 등에 대한 문의글이나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시장 혼란 최소화 주력해야"

업계 전문가들은 정부와 지자체가 야심차게 발표한 정책을 철회하거나 보류하면서 '정책 신뢰성'이 깨진 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부동산시장에 가장 민감할 수 있는 정부 정책이나 개발계획이 변경되면서 정책의 일관성이 없어지다 보니 주택시장의 혼란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정부 정책이 바뀌면 실수요자와 공급자 모두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임대사업등록자에 대한 세금혜택을 축소하면 비(非)서울 지역이 오히려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면서 "비서울 지역은 미입주 물량이 많다 보니 이 주택에 대한 임대주택 등록을 활성화해 주택시장에 활기를 주는 게 필요한데, (이번 발표로) 임대주택시장 육성이 어려워진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책을 내놓은 뒤 시장이 안정되지 않으면 더 강화된 정책을 추가로 내놓다 보니 시장 혼란이 더 커진 것"이라면서 "임대사업등록자 세제혜택 축소도 초반에 정부는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키고 음성임대를 양성화한다는 좋은 취지였지만 세제혜택을 과하게 줘 혼란이 더 커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규제 일색의 정책만 내놓기보다는 구체적으로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서울 등 주요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을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이 함께 발표돼야 시장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