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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그라든 지방·중소형 건설사 … 분양사업도 초양극화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04 17:01

수정 2018.09.05 09:31

부동산시장 양극화 여파
서울·대형사 분양 고공행진, 중소 건설사 분양물량 급감
올 9월 4901가구 공급예정, 지난해 동기보다 62% 줄어
쪼그라든 지방·중소형 건설사 … 분양사업도 초양극화


집값 매매가격의 서울 및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가 날로 커져 양극화가 고착화됐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분양 사업 역시 지방, 중소형 건설사부터 위축되고 있다.

지방 분양사업장의 경우 2년 만에 분양 예정 가구수가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는 것은 물론, 지역을 기반으로 한 건설사의 부도 소식까지 전해지고 있다. 반면 서울은 견본주택을 여는 곳마다 문정성시를 이뤄 따로 홍보도 필요 없는 수준의 초양극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중소형 건설사 분양계획물량 급감

4일 대한주택건설협회에 따르면 9월 기준 최근 3년간 회원사들의 분양계획 가구수가 급감했다.

지난 2016년 9월 2만1379가구에 이르던 분양예정가구수는 지난해 9월엔 1만2954가구로 39% 줄었다. 올해는 전년 동원에 비해 62%나 감소한 4901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주택건설협회는 주택사업 위주 중소형 건설사들이 모인 협회다. 덩치가 작은 회사들이 경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분양계획 대폭 축소는 지방 주택시장의 침체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실제 지방의 경우 청약경쟁률을 따질 것도 없이 청약자가 0인 단지도 나타났다.

충북 옥천군에서 지난 5월 분양한 '충북 이안 옥천 장야아파트'는 8월까지 131가구 모집에 청약 신청이 단 1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자금 압박에 시달린 지방 중소건설사는 최근 부도 처리되기도 했다. 지역에 기반을 둔 건설사는 경기침체와 미분양의 여파를 직접적으로 받는다.

지난달 경남 진주 소개 흥한건설이 현금 유동성 악화로 최종 부도 처리됐다. 흥한건설은 시공능력평가 170위의 중견 건설사다. 이 회사는 최근에 분양한 아파트의 분양률은 70%를 넘었지만 중도급 납부에 차질을 빚는 계약자들이 많아 자금 회전이 막힌 게 가장 큰 부도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지방 청약경쟁률이 급감하고 있지만 밀어내기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는 이달 전국 분양 물량의 18% 가량이 시장에 풀린다. 부산이 1만9828가구로 가장 많고 경남 3556가구, 울산 2591가구 순이다.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도 이처럼 분양이 몰린 이유는 추석 전 분양을 마무리하려는 심기라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언제라도 해야 할 분양이라면 조금이라도 분위기가 좋을 때 하자는 게 공통된 생각일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대형사 분양은 고공 행진

반면 서울의 분양시장은 갈수록 달아오르고 있다. 각종 규제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출렁이는 시장은 결국은 집값이 오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올해 상반이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28.3대 1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서울 분양시장은 이보다 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의 새 아파트는 여전히 귀한 매물이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라면서 "정부 규제가 이어질수록 서울에 '똘똘한 한채'를 갖는 게 유리하다는 인식이 이미 시장에 퍼졌다. 하반기에도 분양 시장은 뜨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이라도 수도권에 가깝거나 대형건설사가 분양한 곳은 선전을 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평택 고덕신도시 인근에서 분양한 '평택 고덕아이파크'는 오피스텔임에도 1200실 모집에 총 3947건이 접수돼 평균 3.2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경쟁률은 17.83대 1로 나타났다.


분양홍보업계 한 관계자는 "양극화 상황에서 분양 관련 산업 종사자들은 더 힘들어 지는데 홍보의 경우 지방은 사업지가 없어서 물량이 없고, 서울은 딱히 홍보를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찾으니 최근엔 일거리가 크게 줄었다"고 토로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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