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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가격 급락, 신흥 플랫폼에 터줏대감 자리 내주나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09 11:16

수정 2018.09.09 11:16

스마트컨트랙트(스마트 계약)를 처음 고안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분산 애플리케이션(DApp, 디앱) 개발의 물꼬를 튼 블록체인 플랫폼 이더리움의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불과 한달전만해도 40만~50만원 수준이던 이더리움의 가격이 9일 현재 22~23만원 수준까지 떨어진 것이다.

최근 비트코인을 비롯한 대다수 암호화폐의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이더리움의 하락폭은 심상치 않다. 디앱 개발 플랫폼으로 각광받던 이더리움이 후발주자로 등장한 신규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더리움 하락세, 다른 암호화폐보다 크다
9일 주요 거래소에 따르면 이더리움의 가격이 30만원 이하로 떨어지면서 역대 최저치를 매일 갱신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기준으로 9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이더리움의 가격은 22만7400원 수준이다.
불과 한달전만 해도 이더리움 가격은 40만원을 넘었다.

암호화폐 '이더리움'의 하락세가 두드러지면서 30만원 이하로 떨어졌다. /사진=업비트 홈페이지
암호화폐 '이더리움'의 하락세가 두드러지면서 30만원 이하로 떨어졌다. /사진=업비트 홈페이지
물론 이더리움이 아닌 비트코인을 비롯한 다른 암호화폐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하지만 이더리움만큼 큰 폭의 하락을 기록하고 있는 암호화폐는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이더리움은 비트코인과 함께 양대 암호화폐로 불릴 정도로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이같은 큰 폭의 하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더리움의 하락이 신규 플랫폼들의 등장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오스나 이오스트와 같은 신규 블록체인 플랫폼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역시 네이버와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등장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스마트컨트랙트 고안했지만…성공 서비스 적어
이더리움은 스마트컨트랙트라는 개념을 처음 고안한 것으로 잘 알려졌다. 스마트컨트랙트는 이용자간의 계약이 특정 조건을 충족했을때 자동으로 체결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프로그래밍 언어로 다양한 조건을 만들 수 있고, 이는 곧 다양한 '디앱'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이더리움을 통해 만들어진 '디앱'으로 가장 유명한 것은 '크립토키티'라는 고양이 육성 게임이다. '크립토키티'는 이용자가 고양이를 키우고, 서로 다른 고양이를 교배시켜 새로운 고양이를 만들어내 거래하는 방식의 게임이다.

하지만 크립토키티는 이더리움에서 가장 유명한 디앱이면서, 동시에 이더리움의 한계를 증명한 '디앱'이기도 하다. 크립토키티가 인기를 끌자 많은 사람들이 게임에 접속했고, 결국 이더리움 플랫폼 전체가 느려지는 현상이 발행한 것이다. 또 스마트컨트랙트가 작동할때마다 이용자들이 내야하는 수수료도 '디앱' 활성화의 발목을 잡았다.

■이더리움 한계 극복하자, 신규 플랫폼 '봇물'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더리움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다양한 블록체인 플랫폼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이오스'다.이오스는 21개 블록생산자(BP)들을 활용해 정보처리 속도를 끌어올렸으며, 수수료를 이용자가 아닌 서비스 제공자가 부담하도록 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블록체인 플랫폼 프로젝트들이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젝트는 '아이콘'이다. '아이콘'은 메인체인이 아닌 하위체인을 활용해 정보처리 속도와 수수료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블록체인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는 자회사 라인을 통해 '링크체인'이라는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며 카카오 역시 계열사 그라운드X를 통해 '클레이튼'이라는 플랫폼을 준비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플랫폼의 성패는 얼마나 대중적인 서비스를 만들어내느냐가 결정하는데 이더리움은 그나마 알려진 크립토키티 조차 이더리움의 한계를 증명해버린 디앱이 됐다"며 "느린 정보처리 속도나 이용자 수수료 부담 문제, 불편한 이용자인터페이스 등을 해결하겠다는 여러 플랫폼들이 잇따라 등장할 예정인 만큼 이러디움에 대한 기대감도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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