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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메니저 "세계경기 7년만 최악"..美도 위태?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19 15:46

수정 2018.09.19 15:46

A man rides an electric bike loaded with boxes of tissue paper past by a construction site in Beijing, Wednesday, Sept. 19, 2018. China's No. 2 leader appealed Wednesday for support for free trade and promised to improve conditions for foreign companies following tit-for-tat U.S. and Chinese tariff
A man rides an electric bike loaded with boxes of tissue paper past by a construction site in Beijing, Wednesday, Sept. 19, 2018. China's No. 2 leader appealed Wednesday for support for free trade and promised to improve conditions for foreign companies following tit-for-tat U.S. and Chinese tariff hikes in an escalating battle over Beijing's technology policy. Premier Li Keqiang's comments add to Beijing's effort to portray itself as a defender of global trade and multilateralism in the face of complaints by Washington and other trading partners about industry policies they say violate its market-opening commitments. (AP Photo/Andy Wong)
펀드매니저들의 세계 경제 전망이 약 7년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중국 경기둔화, 미 통화 긴축 등이 경제 성장률을 떨어뜨릴 것으로 이들은 우려했다. 미국의 '나홀로 성장' 역시 이들 위험 요인들로 인해 조만간 멈출 것으로 전망됐다.

18일(현지시간) CNBC, CNN머니,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가 발표한 전세계 펀드매니저 244명을 상대로 한 월간 설문조사 결과 이들의 경기전망이 급속히 악화했다.

세계 경제가 앞으로 1년 동안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는 한달 전 조사 당시에 비해 3배 넘게 급증했다. 8월 조사에서 7%에 불과했던 경기둔화 우려 응답은 이달 조사에서는 24%로 늘었다.
2011년 12월 이후 약 7년만에 가장 비관적인 전망이다.

특히 이번 설문조사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본격화하기 이전인 이달 7~13일 사이에 이뤄졌다.

펀드매니저들은 가장 위험한 요인으로 당연하게도 무역전쟁을 꼽았다. 43%가 무역전쟁이 최대 위험요인이라고 지목했다.

중국 경기둔화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등의 통화정책 긴축 전환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응답자의 18%는 중 경기둔화를 최대 위험요인으로, 15%는 통화긴축을 최대 요인으로 꼽았다.

투자자들의 불안은 시장 흐름으로도 확인됐다. 불안한 시장에서 최고 자리를 차지하는 현금의 보유비중이 크게 늘었다.

인베스트먼트 컴퍼니 인스티튜트(ICI)에 따르면 현금처럼 유동성이 높은 머니마켓펀드(MMF) 규모는 올들어 7월까지 2조8400억달러어치를 기록해 전년동기에 비해 7.1% 급증했다. 메릴린치 설문조사에서는 포트폴리오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5.1%로 1년 반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BoA메릴린치의 최고투자전략가(CIS) 마이클 하트넷은 설문조사 결과 발표 성명에서 "투자자들은 현금 보유를 늘리고 있고, 성장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나홀로 성장을 뜻하는 세계 경제와 미 경제간 디커플링에 대한 전망도 이전보다 약화됐다. 펀드매너저 48%가 미 경제 성장세 역시 다른 나라들의 둔화세 여파로 인해 둔화돼 디커플링이 결국 끝날 것이라고 답했다.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4분기 4.2%를 기록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3·4분기 성장률이 더 높아져 4.4%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무역전쟁 파고가 높아지는 가운데 최근 실시된 CNBC의 급소업데이트(RAPID UPDATE) 이코노미스트 설문조사에서는 전망치가 3.2%로 급격히 떨어졌다.

디커플링이 끝나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꼽혔다. 성장률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통제불가능해 질 것이란 우려로 연준이 금리인상을 지속하면서 미 성장률 역시 꺾일 것이란 예상이다. 시장에서도 이같은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하고 타협 가능성이 희박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뉴욕증시가 상승세로 마감했지만 한 켠에서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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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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