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

이은솔 메디블록 대표 “개인이 직접 건강‧의료정보 공유‧거래한다”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19 13:47

수정 2018.09.19 14:20

병원, 약국, 스마트폰 등에 흩어져 있는 ‘개인건강기록’ 통합

블록체인으로 의료데이터 위‧변조 원천 차단…‘무결성 확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개인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국내외 병원과 약국, 웨어러블 디바이스(착용형 기기) 등에서 실시간 쌓고 있는 ‘개인건강기록(PHR)’을 스스로 통합·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개인은 자신의 건강·의료정보를 활용해 정밀진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의료·제약업계가 해당 데이터를 임상시험 등에 활용할 때, 암호화폐를 받고 거래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인 ‘데이터 무결성’을 활용해 개인 의료정보 활용 플랫폼을 구축 중인 메디블록이 최근 첫 번째 애플리케이션(앱) ‘약올림’을 공개했다. 환자 개인이 받은 처방전을 카메라로 찍어 약올림 앱에 올리면, 본인인증을 거쳐 암호화폐(메디엑스, MEDX) 보상을 받는 것은 물론 알람에 맞춰 복약지도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게 핵심이다.

메디블록은 올 연말에 출시할 예정인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메인넷) 위에 약올림 정식 버전을 비롯해 앱 기반 개인건강보고서, 맞춤형 보험설계·자동보험청구, 의료데이터 거래소 등 다양한 이용사례(Use Case)들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영상의학과 전문의 출신인 이은솔 메디블록 공동대표가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와 인터뷰하고 있다.<div id='ad_body2' class='ad_center'></div> /사진=김미희 기자
영상의학과 전문의 출신인 이은솔 메디블록 공동대표가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미희 기자

■개인 건강·의료정보도 앱으로 통합관리
이은솔 메디블록 공동대표( 사진)는 19일 서울 테헤란로 메디블록 본사에서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와 인터뷰를 통해 “개인의 각종 건강·의료정보가 개별 의료기관이 아닌 환자 중심으로 관리되면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들이 보다 활성화될 것”이라며 “블록체인의 핵심인 무결성을 접목해 의료 데이터 신뢰도와 접근성을 높이면서 국내외 병원, 제약사, 보험사들도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메디블록 생태계를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모바일 헬스케어 시대'를 주도하겠다는 포부다. 현재 금융자산은 스마트폰 앱으로 계좌 잔액을 조회하고 간편송금 및 환전까지 할 수 있지만, 개인건강기록(PHR)은 관련 기관에서 개별로 확인·발급받아야 한다. 또한 환자 한명의 정보를 A병원과 B병원이 서로 공유하지 않는 까닭에 같은 검사를 반복하는 일도 많다.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걸음 수와 수면시간 등 일상 속 개인건강기록(PHR)도 실시간 수집·분석할 수 있지만, 담당의사는 정작 이 정보를 진료에 활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환자 개인의 건강·의료정보는 항상 위·변조 우려를 지니고 있어서 그 데이터의 무결성을 확보하는 게 핵심과제”라며 “데이터 전송 등 기술 표준화와 메디블록 같은 통합 플랫폼도 없었기 때문에 다른 산업과 달리 디지털화가 느렸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블록체인을 도구로 활용하면 의료정보 해시값 등을 탈중앙화된 분산원장에 저장하기 때문에 위·변조를 원천차단하고, 진본 여부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메디블록은 최근 선보인 처방전 공유 애플리케이션(앱) ‘약올림’ 사전참여자를 모집 중이다. /사진=메디블록
메디블록은 최근 선보인 처방전 공유 애플리케이션(앱) ‘약올림’ 사전참여자를 모집 중이다. /사진=메디블록

■메디블록, 맞춤형 정밀 진료 시대 주도
데이터 무결성이 확보된 개인 건강·의료정보가 메디블록이란 플랫폼으로 꿰어지는 순간, 병원과 제약사 등에겐 보배와 같은 역할을 할 전망이다. 기존 병원들은 자체 진료 기록만 가지고 처방을 내렸지만, 메디블록 플랫폼에서는 국내외 병원의 진료 이력은 물론 유전체 데이터와 식습관 등 일상 속 건강 데이터까지 참고해 맞춤형 정밀 진료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서울대, 한양대, 경희대 등 대학병원들이 메디블록과 잇달아 업무협약을 맺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제약업계 역시 신약개발 과정에서 이른바 ‘리얼 월드 데이터(RWD)’를 확보, 개발비용 및 위험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3상 임상시험 단계에서는 다양한 사람을 대상으로 신약의 작용 혹은 부작용 케이스를 수집한다”며 “병원에서는 평균 한 달에 한번 정도 신약에 대한 반응을 확인할 수 있지만,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을 활용하면 체중 변화 등을 실시간 체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고혈압과 당뇨병 등 만성병 환자를 비롯해 암 생존자들은 재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건강·의료정보를 꾸준히 관리해야 건강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이 대표는 “환자 개인의 의료 데이터를 메디블록을 통해 의료용 챗봇 등 인공지능(AI)과 결합하면 의료진과 치료법 추천, 예후 예측 등 더욱 개인화된 맞춤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메디블록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인정보 침해 우려 없이 안전하게 모바일 헬스케어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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