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평화, 새로운 여정]협상 공식화한 폼페이오, 北 공식영어명 'DPRK'로 불렀다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20 18:42

수정 2018.09.20 18:42

북미대화 재개 청신호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 체제" 첫 공식 언급
트럼프-김정은 2차 정상회담 논의도 속도낼듯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2021년 1월) 내 북한 비핵화 완성을 목표로 북·미 협상을 즉시 재개하겠다고 밝히면서 꽉 막혔던 북·미 대화의 문이 다시 열리게 될지 주목된다. 그는 구체적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북측 인사가 될 수 있는 한 빨리 만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북측이 이에 응할 경우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양축으로 한 북·미 협상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한반도 정세는 새로운 전기를 맞을 전망이다.

■북에 다시 공 넘긴 폼페이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평양에서의 성공적 회담 결과에 대해 축하의 뜻을 전한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남북 정상의 공동기자회견과 '9월 평양공동선언'이 발표된 지 1시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환영 트윗을 올리고 '엄청난 진전이 있다'는 평가를 내놓은 데 이어 북·미 협상을 총괄하는 폼페이오 장관이 협상 개시를 공식화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공동선언과 관련,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미국과 IAEA 사찰단의 참관 아래 영변의 모든 시설을 영구히 해체하는 것을 포함,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재확인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 위원장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를 향한 조치 차원에서 이미 발표한 대로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을 미국과 국제적 사찰단의 참관 속에서 영구 폐기하는 작업을 완료하겠다는 결정을 한 데 대해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 같은 중요한 약속들에 기반해 미국은 북·미 관계를 전환하기 위한 협상에 즉각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아침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다음주 미국 뉴욕에서 만나자고 초청했으며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빈에서 가능한 한 빨리 만날 것을 북한 대표자들에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성과 필요한 트럼프 최종 선택은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에 가동될 '빈 채널'에 대해 "이는 2021년 1월까지 완성될 북한의 신속한 비핵화 과정을 통해 북·미 관계를 변화시키는 한편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협상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이 대목에서 북한을 'North Korea'가 아닌 북한의 공식 영어 국가명인 DPRK(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로 불러 이목을 끌었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달 24일 폼페이오 장관 방북 무산 발표 이후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미 협상이 급격한 국면 전환을 맞게 됐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발언은 단순한 협상 재개 차원을 넘어선다.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의 합의사항을 구체화함으로써 70년간의 북·미 간 적대관계 청산을 종착지로 비핵화와 평화체제 프로세스에 본격 들어가겠다는 청사진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이 언급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는 북·미 양측이 종전협정을 설명하며 사용했던 문구로, 이전에는 공식적으로 선언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말했다.

북·미 대화 재개와 맞물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논의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을 곧 만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그럴 것(We will be)"이라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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