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기업금융 디지털 전환 가속...최대 30% 수익 개선, 비용 절감도

박하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28 15:49

수정 2018.09.28 15:49

그동안 소매금융을 중심으로 진행돼 온 은행권의 디지털 전환이 최근에는 기업 금융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업금융의 디지털화로 업무 처리 비용이 줄고 수익성은 최대 30%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금융 수요자들도 은행들의 디지털 전환을 주요 판단 잣대로 여기고 있어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디지털전환 수요 갈수록 커져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몇년간 소매금융에서 디지털 금융의 편리함을 맛본 고객들은 기업금융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디지털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심윤보 수석연구원은 "보스톤컨설팅그룹 조사에 따르면 금융 업무처리 시 디지털 서비스를 주로 활용하는 응답자의 95%가 기업금융 부문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디지털 서비스를 기대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고객의 수요 뿐만 아니라 은행 자체적으로 비용 절감, 수익 증대 차원에서 기업금융의 디지털 전환은 시급하다.
심 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금융의 디지털 전환 효과로 기업 전체적으로 15~25%의 수익개선, 5~15%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덩치가 작은 중소기업, 소호(SOHO)의 경우 더욱 큰 영향을 미쳐 이들 기업의 경우 디지털 전환 이후 20~30%의 수익개선, 15~30%의 비용 절감효과를 볼 수 있다.

심 연구원은 "은행권은 그동안 ICT기업, 유통업체, 핀테크 등 금융서비스 부문의 신규 진입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 리테일 부문 위주로 디지털 투자를 확대했다"면서 "기업 부문은 리테일 대비 복잡한 상품구조, 다양한 고객 니즈, 높은 인적 영업채널(RM) 의존도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디지털 투자가 미흡한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AI 로봇프로세스 자동화 추진
기업금융의 디지털 전환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로봇프로세스 자동화(RPA)가 기반이 되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이 내년 상반기까지 기업여신 업무에 RPA​를 도입한다고 발표하면서 4대 주요 은행(KB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이 모두 RPA 도입에 성공했다.

기업여신 업무에 ​RPA가 도입되면 기업 재무제표를 포함한 각종 기업 정보와 대출 가능여부 심사 등을 모두 로봇이 맡아서 처리하게 된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해 8월 여신지원 업무에 처음으로 RPA를 도입했으며 이를 펀드, 외환, 퇴직연금 등 은행업무 전반으로 넓혀가고 있다. KEB하나은행 역시 지난해 9월 기업여신 업무에 AI 기반 RPA를 도입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KB국민은행도 RPA 시행에 동참했다.

단순 반복 업무에 로봇이 동원되면서 은행권은 인적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주 52시간과 관련해서도 RPA가 업무 시간 단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존의 기업금융 인력은 보다 고수익 고객 영업에 집중하고 중소기업, 소호 대출에는 RPA를 적극 활용해 업무처리 속도를 끌어올리는 일처리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내년 주 52시간을 두고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은 상황에서 RPA를 여신 외에 펀드, 퇴직연금 등 폭넓게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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