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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로 버틴 9월 수출..5개월 연속 '500억불'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01 16:21

수정 2018.10.01 16:58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9월 수출입 동향'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9월 수출입 동향'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우리나라 9월 수출이 5개월 연속 500억달러를 넘었다. 일 평균 수출액도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다만 추석 연휴로 조업일이 줄어든 탓에 9월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8.2% 감소했다. 감소폭으론 올들어 가장 크다.
반도체가 9월 전체 수출의 24.5%를 차지하면서 편중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미국 금리인상 가속화와 원·엔 환율 하락(원화 강세-엔화 약세) 변동성 등 수출 환경 불확실성이 크다. 특히 최근 "반도체 경기가 곧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에다, 미국의 '자동차 232조' 관세마저 현실화되면 반도체와 자동차 등 우리 수출 전선에 상당한 타격이 우려된다. 수출시장 및 주력수출 품목 다변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9월 수출(잠정)은 505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감소했다. 추석 연휴로 조업일(19.5일)이 줄어든데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551억달러)에 따른 기저효과가 원인이다. 13대 주력품목 중 반도체(28.3%), 석유제품(13.5%), 컴퓨터(5.7%)를 제외한 철강(43.7% 감소), 가전(-35.8%), 자동차(-22.4%), 자동차부품(-18.2%), 선박(-55.5%) 등 과거 우리수출을 주도하던 10대 품목은 크게 감소했다.

이날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브리핑에서 "9월은 조업일수(19.5일) 기준으로 역대 3위의 최저 수준이다. 그럼에도 사상 최초로 수출 500억달러를 돌파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1~9월 누적 수출도 사상 최대로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10월 이후 평균 5% 내외의 수출 증가세가 이어져 올해 사상 첫 수출 6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1∼9월 누적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4.7% 증가한 4504억달러로 사상 최대다. 특히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한 일 평균 수출은 25억9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다. 일 평균 수출은 지난 5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세다. 수출단가가 올라 1∼9월 기준 일 평균 수출액도 22억5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다. 9월 기준 수출 물량은 16.2% 줄었으나, 단가는 9.6% 올랐다.

'반도체 편중'은 불안 요인이다. 9월에도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한 반도체가 수출을 견인했다. 9월 수출은 124억3000만달러로 5개월 연속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4.5%로 역대최고치다. 우려스러운 점은 반도체 수출이 24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9월 증가폭은 28.3%로 올들어 가장 낮다. 지난 5월이후 계속 하락세다.

9월 수입은 408억4000만달러로 작년 대비 2.1% 감소했다. 무역흑자는 97억5000만달러로 80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한편, 이날 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75.65원으로, 전거래일 같은 시점(977.53원)보다 1.88원 하락했다. 지난 6월 7일(971.6원) 이후 넉 달 만에 최저치다.

시장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장기화를 변수가 아닌 상수로 인식하면서 원화 약세에 베팅하는 움직임이 주춤했다.
이에 안전자산인 엔화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미국 등 주요국들이 금리를 줄줄이 인상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엔화 약세는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높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최근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엔화 약세의 지속 여부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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