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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尼 핀테크시장 공략" 금융CEO 총출동

박하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03 16:49

수정 2018.10.03 16:49

IMF·WB총회 참석차 발리行
신한·하나·우리 영업망 강화, KB·농협·기업銀 진출 타진
印尼 디지털 뱅킹 이용 급증, 현지 핀테크업체 제휴 필요
"印尼 핀테크시장 공략" 금융CEO 총출동


오는 12~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되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국내 금융사 최고 경영자(CEO)들이 대거 참석하면서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 남방정책의 일환으로 동남아 시장, 특히 금융침투율이 낮기로 유명한 인도네시아의 시장성을 높이는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침투율은 금융기관, 모바일 결제 계좌 보유자들이 얼마나 많은가를 나타내는 지표로 인도네시아는 계좌 미보유자가 9500만명에 달한다. 이는 중국, 인도, 파키스탄 다음으로 많은 숫자로 은행 입장에선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다. 하지만 최근 인도네시아에선 디지털 뱅킹 이용률이 급증하고 있어 과거 지점 위주 전략에서 탈피해 현지 핀테크 업체를 적극 활용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금융회장.은행장 총출동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IMF연차총회에는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등 주요 시중은행 CEO들이 대부분 참석할 예정이다.
또 김태영 은행연합회장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이동빈 Sh수협은행장,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 문창용 캠코 사장,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등도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금융권의 관심이 높은 이유는 높은 시장 성장성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6년 신한인도네시아은행(BSI)와 인도네시아 센트라타마내셔설은행(CNB)의 합병으로 시장에 진출한 뒤 현재 60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9억원에 불가했던 것에 비해 428.4% 증가했다. 8월 말 기준 직원수도 769명에 달하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인도네시아에서 61개의 채널은 보유하고 있으며 인력은 올 상반기 기준 1182명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98억원으로 전년대비 8.5%증가했다.

우리은행 역시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224억원으로 전년대비 15.3% 증가했으며, 인도네시아 네트워크는 총 154개로 확대됐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뒤따라 인도네시아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2008년 인도네시아에서 철수했던 KB국민은행은 10년만에 인도네시아 시장에 재진출한다.

6월에 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 소매금융 전문은행인 부코핀 은행과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으며, 현지 금융당국으로부터 신주인수 적격기관 승인을 받았다. 이로써 인도네시아 부코핀 은행의 지분 22%를 취득해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게됐다. 농협은행은 아직까지 현지법을 설립하지 않았지만 현지전문가를 파견해 진출을 타진하고 있으며, 기업은행도 현지 아그리스 은행과 미트라니아가 은행을 인수 완료하고 합병을 추진 해 인도네시아 법인 출범을 추진 중이다.

"印尼 핀테크시장 공략" 금융CEO 총출동


■현지 핀테크 업체와 협력

이처럼 대부분의 은행들이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기존의 지점 위주, 오프라인 영업방식 등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은행들이 지점 개설, 현지 인력 확충, 디지털 뱅킹 진출 등의 전략을 내세우지만 현지에선 이미 핀테크 업체들과 손을 잡고 시장 선점에 나선 은행들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대형 상업은행인 Bank CIMB Niaga는 차량공유서비스 업체인 고젝, 운송서비스인 그랩과의 제휴로 약 94만명의 신규 고객을 유치한바 있다. 하나금융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상업은행 10곳 중 7곳은 핀테크 기업들의 디지털 서비스 제공을 위협 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업체 PwC설문에 따르면 현지 은행의 72%, 42%가 각각 고젝, 그랩을 경쟁상대라고 지목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급격하게 늘고 있는 인터넷,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있다.


플랫폼 기업들의 금융서비스 제공 확대로 금융계좌 보유자 수 비중이 2011년 20%에서 2017년 49%까지 급증했고, E-money 거래 규모는 올해 상반기 21조 루피아(약 281조원)로 2012년 보다 10배 이상 늘었다.

인도네시아에선 현재까지 31개의 핀테크 업체가 중앙은행의 인허가를 받았으며 고페이(Go-Pay), Ovo, T-Cash 등의 플랫폼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강미정 하나금융 수석연구원은 "최근 인도네시아에는 국내은행뿐 아니라 일본 대형은행들의 진출도 이어지면서 현지에서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인도네시아 핀테크 산업의 높은 성장성을 감안해. 현지 업체와의 제휴를 통한 디지털 역량 강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우수 플랫폼에 대한 투자도 고려할만 하다"고 조언했다.

wild@fnnews.com 박하나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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