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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최저임금 대폭 인상… 美 노동시장 흔드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03 17:36

수정 2018.10.03 17:36

美 최저임금 두 배 수준.. 일손 부족한 소매업계 임금인상 경쟁 일 듯
【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미국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최저 임금의 대폭 인상을 결정했다. 아마존의 임금 인상은 미국 소매업계는 물론 노동시장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방송 등 언론에 따르면 아마존은 2일(현지시간) 미국내 종업원들의 시간당 최저 임금을 내달 1일을 기해 15달러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아마존은 영국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의 최저 임금도 시간당 9.50파운드(12.31달러)로 올리고 런던의 최저 임금은 전국 기준 보다 높은 10.50파운드(13.61달러)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현재 아마존의 시간당 최저 임금은 텍사스주 오스틴 물류창고 종업원들의 경우 10달러, 뉴저지주 로빈슨빌 창고 근로자들은 13.50달러로 지역별로 차이가 난다. 아마존의 새로운 최저 임금은 현재 미국 연방 최저 임금 7.25달러의 두 배가 넘는다.
아마존의 임금 인상은 미국 내 25만명이 넘는 기존 근로자들뿐 아니라 연말 연시 쇼핑시즌 임시 채용할 기간제 종업원들에게도 적용된다. 아마존은 자사의 최저 임금 인상과 더불어 연방 최저 임금 인상 캠페인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성명에서 "아마존은 우리에게 가해지는 비판에 귀를 기울였다. 우리가 무엇을 하기 원하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했고 우리가 앞장서 나가기 원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이 같은 변화에 흥분돼 있으며 아마존의 경쟁업체들과 다른 대규모 고용주들이 우리와 함께 해줄 것을 권유한다"고 덧붙였다.

아마존의 전격적인 최저 임금 대폭 인상 결정은 아마존을 겨냥한 점증하는 정치·사회적 비판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아마존은 증시 시가총액 기준 미국 2위의 대기업으로 자리매김했고 베조스 CEO 개인은 세계 최고 부호의 타이틀을 차지했지만 종업원들에 대한 열악한 처우로 비난을 받아 왔다.

2016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참여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주)은 지난달 종업원 처우가 나쁜 대기업들에게 특별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베조스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샌더스는 이날 아마존의 대폭적인 임금 인상 발표에 대해 수십만 아마존 종업원들에게 매우 중요할 뿐 아니라 전세계적 반향을 일으킬 수도 있는 사건이라며 환영했다.

미국 소매업계가 이미 심각한 일손 부족과 구인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아마존의 최저 임금 인상은 소매업계 전반의 임금 인상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아마존에 앞서 소매 유통 체인점 타겟은 2020년까지 시간당 최저 임금을 15달러로 올린다고 발표했고 월마트는 지난 1월 최저 임금을 11달러로 인상했다.

일부에선 미국의 8월 시간당 평균 임금이 전년비 2.9% 올라 2009년 6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한 것을 가리키며 아마존의 이날 결정이 임금 인플레이션 가속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본다. 미국의 실업률이 수십년래 최저인 3.9%로 떨어졌음에도 그 동안 임금 상승속도가 빨라지지 않는 것은 미국 경제의 큰 미스테리였다.


WSJ는 아마존의 최저 임금 인상이 아마존의 이익 마진을 어느 정도 잠식할지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아마존은 가장 최근 분기 520억달러 넘는 매출에 25억달러를 넘는 수익을 기록했다.
장기적으로 최저 임금 인상이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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