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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빠졌지만.. 기업인 국감 줄세우기 논란

심형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04 17:30

수정 2018.10.04 17:30

무분별 소환 경쟁 줄었지만 맞불 증인 채택 등 구태 여전
망신주기·군기잡기 행태 우려
4일 현재 국회 18개 상임위 가운데 증인 채택을 마무리한 상임위 숫자가 속속 늘고 있다.

올해는 그나마 재벌 총수 증인 신청 최소화 방침에 따라 잇달은 상임위별 증인 신청에서 기업별 CEO(최고경영자)들만 출석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과거 여야가 유명인이나 재벌 총수 부르기 경쟁을 벌이며 정작 출석한 자리에선 시시비비를 따지기 보다는 질의 없이 망신주기로 일관한 데 따른 비판론을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

지난 1일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와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 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등 44명의 증인 명단을 확정한 정무위는 올해는 '대기업 총수 증인신청 최소화' 방침에 따라 총수는 대부분 명단에서 제외됐다.

농해수위는 삼성전자와 SK, 현대상선 대표이사들이 포함됐지만 대기업 총수는 없었다. 농해수위는 이들을 불러 자유무역협정(FTA) 농어촌상생협력기금과 관련한 민간 기부금 실적 부진 등을 물을 예정이다.


기획재정위원회도 4일 안재현 SK건설 대표이사 등 국감 증인 10명 명단을 채택했다.

물론 기업 총수를 부른 상임위도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일 국내외 대기업 최고경영자들이 포함된 26명의 증인 1차 명단을 채택했다.

증인 가운데는 국감 첫날인 10일 국내 양대 포털사인 이해진 네이버 전 이사회 의장과 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비롯해 박정호 SKT 사장, 황창규 KT 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이통3사 대표이사가 이름을 올렸다.

또 고동진 삼성전자 대표이사,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등 양대 전자회사 대표이사, 존리 구글코리아 사장, 데미안 여관 야오 페이스북 코리아 대표이사, 브랜든 윤 애플코리아 영업대표 등 글로벌 ICT(정보통신기술) 업체의 한국법인 대표들도 명단에 포함됐다. 이들을 놓고 국내외 ICT 기업간 역차별 문제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같은 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선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18명의 일반 증인과 4명의 기관증인 등이 채택됐다.

환노위는 이윤규 애경산업 대표와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김철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등이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정의당 이정미 대표로부터 증인으로 신청됐지만 여야 협상 과정에서 최종 명단에선 빠졌다.

외통위, 교육위, 국방위 등에선 아직 1차 증인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다만 일부 상임위에선 상대방 증인에 맞서 맞불 증인 채택으로 소모적 논쟁을 벌이는 구태도 재연됐다.


과방위에선 한국당이 드루킹 김동원 씨, 김경수 경남지사, 송인배 청와대 비서관 등을 증인으로 내세우자 민주당에선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 증인 신청을 요구하다가 모두 무산됐다.

다만 올해 국감도 민간인 증인들을 불러 제대로 잘잘못을 따지기 보다는 국감장에 불러 종일 기다리게 하거나 망신주기, 군기잡기용 부르기 행태가 반복될 우려도 나온다.


과거엔 국감에 출석한 증인들이 그마나 발언권을 얻더라도 1분도 안되는 발언 기회를 얻는데 그쳐 증인채택 무용론과 정치권 비판이 거세게 나오는 일도 많았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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