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데이터뱅크, 개인정보 활용 대안 부상

박하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05 14:42

수정 2018.10.05 14:42

日 개인정보 활용 대가 지불 '데이터뱅크' 설립...진전 없는 한국도 참고할 만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개인정보 활용이 중요해진 요즘 금융사가 주도하는 '데이터뱅크(정보은행)'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에 설립되는 데이터뱅크는 개별 소비자들에게 개인정보를 받아 안전하게 유통시키되 이에 대한 비용을 정당하게 지불하는 역할을 한다. 국내서도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수요는 많지만 시민단체들의 반발에 부딪쳐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데이터뱅크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5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김규판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일본에서 설립되는 데이터뱅크들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라는 국민감정을 감안해 개인정보의 익명화를 거치고 소비자 개인의 동의를 구한 후에 거래를 하겠다는 발상에서 출발한다"면서 "일본 정부는 인증 정보은행들이 출현하면 기업이 공유할 수 있는 개인정보가 폭발적으로 늘고, 익명화된 개인정보 거래에 대한 국민 불신을 해소하면서 개인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2월 내각관방에서 정보은행에 관한 구상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 5월에는 총무성과 경제산업성이 정보은행 인증에 관한 지침을 공개했다. 정부가 직접 정보은행을 설립하지 않고 데이터유통추진협의희나 일본 IT단체연맹들에게 정보은행 업체를 설립하는 인증을 준다는 뜻이다.
이 제도가 활성화되면 소비자는 자신의 구매이력 정보나 자동차 운행 정보, 전력이용 데이터 등을 이들 단체에 제공하고 그 대가로 할인권이나 자동차보험료 할인, 절전 대책에 관한 조언 등을 받는 구조다. 다만 개인의 병력이나 신용카드 번호와 같은 정보는 유통·거래 대상에서 제외된다.

국가의 인증을 받은 정보은행 사업에는 금융기관들의 참여도 활발하다.

대표적으로 미쓰비시UFJ신탁은행은 지난 8월 개인으로부터 구매이력 등의 데이터를 제공받아 민간 기업에 중개하는 정보은행 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개인은 스마트폰의 앱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고자 하는 기업을 선택하고 그 대가로 연금이나 기타 서비스를 받는다. 미쓰비시UFJ신탁은행은 기업의 건강검진 데이터를 관리하는 회사 등 약 10개사와 데이터 제공 계약을 체결하며 정보제공 플랫폼으로서의 역할도 예고했다.

김 연구위원은 "일본 정부는 머지않아 데이터유통 사업자가 우후죽순으로 출현하고 이들이 독자적인 플랫폼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데이터 이용자 관점에서 데이터를 쉽고 효율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에서 데이터 유통 플랫폼이 지켜야할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식으로 접근 중"이라고 전했다.

우리나라는 신용정보원이 주축이 돼 빅데이터네크워크 구축사업에 나서고 있다.

이 사업은 정부가 3년간 센터 구축 기술과 예산 등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신정원은 이를 통해 신용정보 DB 제공 서비스 사업이 조기에 추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제 수행을 위해 신용정보원은 분석도구·보안체계 등이 갖춰진 빅데이터 원격분석시스템과 신용정보 DB 서비스 포털 등 신용정보 DB 분석·이용 플랫폼을 연말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또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등 규제가 개선되는대로 금융회사, 창업·핀테크 기업 등에 해당 DB를 활용할 수 있게 제공할 방침이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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