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손 맞잡은 남북 "판문점·평양선언 이행"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05 17:43

수정 2018.10.05 17:43

10·4선언 민족통일대회 "평화·통일 새 역사 쓰자"
남북공동호소문 작성·채택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이산가족문제 해결 뜻모아
【 평양공동취재단 강중모 기자】 11년 만에 처음으로 열린 10·4남북공동선언 공식 기념행사에서는 남과 북은 '남북의 평화와 번영'이라는 10·4선언의 의미를 되새기고 남북정상이 합의한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이행하자는데 뜻을 모았다.

5일 오전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는 노무현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참석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 방북단 160여명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북측 인사가 자리한 가운데 '민족통일대회'가 성대하게 개최됐다.

■北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촉구

북측 인사들은 방북단이 평양에 온 것을 환영하면서 올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4·27 판문점선언, 9·19평양남북공동선언의 이행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비핵화 문제는 미국과 풀지만 경제적 협력의 대상은 한국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평양에서 북과 남이 모여 10.4선언 11돌기념 민족통일대회를 개최하게 된 것은 참으로 감격스럽고 의의깊은 일"이라면서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은 만대에 빛날 불멸의 업적이고 온 겨레는 선언의 이행을 위한 총궐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 역시 두 선언의 이행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중단에 대해 "안타깝다"면서 재개를 촉구했다. 이어 철도·도로 북측 구간의 착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사업들은 비핵화를 유도하기 위한 대북제재로 멈춰진 상태다.

리 위원장은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문화교류를 위한 남북회담을 빠른 시일 내에 진행해서 온 겨레가 품은 분열의 아픔을 덜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산림과 보건의료 부문에서의 협력 조치도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명균 장관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환경이 마련 되는대로 정상화하고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도 조속히 개소할 것"이라면서 "이제 남북은 분단 70년을 넘어 누구도 가지 못한 새로운 미래를 개척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공동호소문 채택.."판문점선언 이행하자"

이날 행사에서 남북은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을 철저히 이행해 나가자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동호소문이 채택됐다. 이 호소문은 남북이 평화와 통일의 뜻을 담아 공동 작성했다.

호소문에는 "판문점선언과 9월평양남북공동선언의 철저한 이행에 우리 민족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수차례 강조한 뒤 "역사적인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철저히 이행하여 세계가 보란 듯이 평화와 번영, 통일의 새 역사를 써나가자"는 내용이 담겼다.

또 호소문에는 "군사 분야 합의서를 철저히 준수하고, 이행해 삼천리강토를 항구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자"는 내용과 함께 "불신과 적대에 마침표를 찍고, 남북관계를 화해와 협력의 관계로 확고히 전환해 대결과 전쟁의 근원을 완전히 제거해 나가자"는 주장도 들어갔다.

한편 남북 인사 3000명으로 가득 찬 행사장에서 최근 남북관계 개선을 보여주듯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김대중·노무현정부 시절 정치인·관료로서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던 방북인사들은 북측 당국 관계들과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눴다.

이번 10·4선언 11주년 기념행사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민족통일대회가 끝남에 따라 조명균 장관과 리선권 위원장의 만남,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건호씨와 김 전 국방위원장의 아들로 현재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조 장관과 리 위원장의 만남은 사실상 남북 고위급회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노건호씨와 김 위원장의 만남은 10·4선언의 주역이었던 남북정상의 2세가 만난다는 점에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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