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노무현 소나무'에 봉하마을 물·흙 뿌리며 10·4선언 기념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06 15:31

수정 2018.10.06 15:31

노건호씨 눈시울 붉히며 나무 관리한 北에 감사 표해
이해찬 대표 "민족의 기상 보여주는 나무, 잘자라 흡족"
지난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은 10·4선언에 합의한 이후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함께 기념식수를 하고 여기에 백두산과 한라산의 흙을 뿌리고, 천지와 백록담의 물을 줬다<사진>. 6일 방북단은 이 나무를 찾아 봉하마을 인근의 흙과 물을 뿌리는 행사를 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은 10·4선언에 합의한 이후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함께 기념식수를 하고 여기에 백두산과 한라산의 흙을 뿌리고, 천지와 백록담의 물을 줬다<사진> . 6일 방북단은 이 나무를 찾아 봉하마을 인근의 흙과 물을 뿌리는 행사를 했다. /사진=연합뉴스
【평양공동취재단 강중모 기자】10·4선언 11주념을 기념해 평양을 방문하고 있는 방북단은 6일 오전 평양시 대성구역 중앙식물원에 있는 '노무현 소나무' 기념식수를 찾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흙과 물을 뿌리는 행사를 진행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건호씨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명균 통일부 장관 백종천 세종연구소 이사장, 시민대표인 정선호 성공회대 학생은 봉하마을 인근에서 가져온 흙과 물을 뿌렸다. 백 이사장은 외투를 벗고 나무를 향해 두 번 큰절을 했다.

노씨는 이번 방북 내내 특별한 소회를 밝히지 않았지만 이 행사에서는 눈시울을 붉히며 "북측에서 10·4선언의 뜻과 마음을 잊지 않고 (소나무를)계속 이렇게 관리해주고 이렇게 잘 지켜주려고 노력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면서 북측 관계자들에게 사의를 표했다.


이어 "10·4선언 이후 민족교류가 제한돼 기념행사를 준비하면서도 과연 이렇게 교류하면서 공동으로 기념할 만한 날이 또 올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 자리에 서서 보니 북측에서 10·4선언의 뜻과 마음을 잊지 않고 계속 관리해줬다"고 덧붙였다.

앞서 노 전 대통령은 2007년 10·4선언에 합의한 이후 우리측에서 가져온 소나무를 심으면서 백두산과 한라산의 흙을 섞어 뿌리고 천지와 백록담의 물을 주는 행사를 한 바 있다.

이해찬 대표는 "11년만의 기념행사를 위해 여기까지 왔는데 소나무를 보니까 정말 싱싱하고, 민족의 기상을 보여주는 나무로 잘 자라고 있어 흡족하다"면서 "앞으로 이 소나무가 더 쑥쑥 자라서 큰 그늘을 내릴 수 있도록 노무현 재단·정부·북측도 마음을 모아가자"고 말했다.


정선호 학생은 "평양에 와서 북측 분과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었던 것은 노 전 대통령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물리적 장벽은 마음만 먹으면 다함께 손잡고 뛰어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노 전 대통령이) 이 자리에 계셨으면 이 말씀을 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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