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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대기업 파트너 삼는 동남아 그랩‥택시 반발 지속되는 국내 승차공유 시장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11 15:59

수정 2018.10.11 15:59

동남아시아 승차공유 기업 그랩(Grab)이 한국 기업과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그랩은 지난 8월 기준 현대차, SK그룹, 네이버·미래에셋대우 등에서 3000억원에 가까운 투자자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이들을 동남아 승차공유 시장의 파트너로 확보했다.

특히 내년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매출 20억 달러를 달성하는 등 연간 2배 이상의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 한국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투자 고삐도 더 당기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그랩이 한국 대기업의 투자를 받고 승승장구하는 동안 한국의 승차공유 스타트업은 택시업계의 "모든 승차공유는 불법"이라는 규제 프레임에 막혀 서비스를 접거나 출시를 미루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밍 마 그랩 사장( 사진)은 11일 서울 동호로 그랜드앰버서더서울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동남아 시장에 성장 기회가 많아 한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한국에서 훌륭한 기업과 파트너로 일하고 있고 다른 기업과도 새로운 파트너십을 맺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간담회도 파트너십을 맺고 싶은 한국 기업에 그랩의 미션과 포커스를 알리기 위해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밍 마 그랩 사장
밍 마 그랩 사장


현재 그랩은 현대차와는 싱가포르에서 전기차 보급, SK그룹이 투자한 쏘카와는 말레이시아에서 차량공유 협력을 각각 하고 있다. 삼성과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 개선과 그랩 플랫폼 보안성과 안전성 강화 등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

그랩은 지난 2012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택시 호출 서비스로 시작했다. 현재는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8개국 235개 도시에서 승차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난해 매출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을 내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소프트뱅크, 도요타자동차,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의 투자를 받으며 지난 8월 누적 투자금 20억달러를 넘겼다. 밍 마 사장은 "연말까지 목표로 세운 30억 달러 투자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업 영역도 사람의 이동(모빌리티)에서 음식·물건 배달과 경제(소액대출·모바일 결제서비스)이동으로 넓히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 승차공유 기업이 규제에 막혀 고전하는 상황에 대해 "승차공유 사업은 단순히 카풀, 사람의 이동을 위한 것뿐 아니다"면서 "모빌리티의 확장성을 생각하면 식품 배달 등 다른 아이템도 고안할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한편 택시업계를 대변하는 택시노조 소속 택시기사 100여명은 이날도 경기도 성남시의 카카오모빌리티 사옥 앞에서 '카풀' 사업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월 카풀 스타트업 럭시를 인수하고도 파트너인 택시업계와의 상생 방안을 만들고 국토교통부의 중재안을 기다리며 카풀 서비스 출시를 무기한 연기하고 있다.
쏘카도 최근 기사와 렌터카를 제공하는 오픈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를 선보였지만 택시노조가 즉각 반발하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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