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株 이어 에너지株 추락 무역전쟁·유가 등 악재 산적
트럼프 "연준 큰 실수" 비난 금리인상 속도 줄일지 관심
미국 증시가 11일(현지시간) 이틀 연속 폭락을 기록하면서 미 경제에 의구심을 갖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기술주들은 전날에 비해 하락폭이 작아졌지만 에너지주는 유가와 함께 동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트럼프 "연준 큰 실수" 비난 금리인상 속도 줄일지 관심
다우존스지수는 개장 초기에 85포인트 오르며 회복세를 보이다가 오후 들어 급락하며 전날 대비 2.1% 하락한 2만5053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2.1%, 1.3% 떨어졌다. 페이스북 주가는 1.3% 상승했지만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과 아마존이 각각 0.1%와 2% 더 떨어지면서 이들 3개 기업은 총 4% 이상 하락했다.
미국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70.97달러로 떨어졌다는 소식에 에너지주는 유가 하락폭과 같은 3% 급락하는 등 타격이 컸다.
■트럼프, 연준 연일 공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에 이어 또다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을 비판하며 제롬 파월 의장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전날 연준이 미쳤다고까지 표현한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공격적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들은 큰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라고 어조를 낮췄으며 파월 의장을 해임시킬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수개월 동안 신흥시장에서 나타났던 시장 불안을 미국 증시가 피할 수 있었으나 상황이 달라졌다며 시장에서는 최근 연준의 금리 추가 인상 계획과 이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악화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져왔다고 보도했다. UBS글로벌웰스매니지먼트의 자산배분 이사 제이슨 드레이호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매우 양호하지만 이 같은 성장주기 후반에는 금리가 오르고 변동성이 커지면서 험난해지기 마련"이라며 미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더 많이 생겨나고 있다고 밝혔다.
■9월 美소비자물가 기대이하
이 신문은 팩트셋의 조사에서 지난 3·4분기 S&P500기업들의 순익이 19% 상승했을 것으로 보임에 따라 앞으로도 투자자들이 증시를 받쳐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저널은 이날 발표된 9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기대치를 하회한 0.1% 상승하는등 물가상승세가 통제되고 있다는 신호에 주가가 개장 초기에 반등한 점에도 주목했다.
이 같은 지표에 투자자들은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가능성에 베팅하기 시작하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날 연방기금(FF)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83%에서 78%로, 내년 6월까지 총 3회 인상 가능성도 41%에서 33%로 낮췄다.
외신들은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외에 세계무역전쟁에 주목하며 증시를 약세장으로 바꿔놓을 변수로 보고 있다.
UB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폴 도노번은 이날 이틀 연속 증시가 하락하면서 나타나고 있는 불안감을 단지 '소음'에 비교하면서도 "세계 무역의 80%가 글로벌 다국적 기업들에 의한 것을 볼 때 관세는 경제보다는 주식시장에 더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위안가치 하락과 중국 경제의 둔화가 글로벌 시장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 완화를 위해 내달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등 물밑 노력을 진행 중이어서 향후 결과가 더욱 주목된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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