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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금통위에 쏠린 눈]트럼프가 만든 '호황' 끝물.. 미국경제 긴 터널 들어서나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15 17:30

수정 2018.10.15 20:58

세계최대 헤지펀드 CIO 경고
트럼프 감세 약발 끝나가고 잇따른 금리인상도 부담
"급격한 침체는 없겠지만 경제 식어가는 변곡점 진입"
[18일 금통위에 쏠린 눈]트럼프가 만든 '호황' 끝물.. 미국경제 긴 터널 들어서나

미국 경제가 성장둔화 변곡점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의 밥 프린스가 경고했다. 성장둔화가 현실화하면 지난주와 같은 세계 증시 급락세가 '그저 1주일 정도'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 약발이 거의 다한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이 겹쳐 미국 경제성장 열기가 서서히 식어가면서 주식시장의 장기 호황도 끝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연준 금리인상 영향 시작"

브리지워터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프린스는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를 통해 연준 금리인상이 경제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고, 금융시장에도 압력이 가중되면서 미국의 성장세 둔화가 임박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12월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려 올해 모두 4차례 금리를 인상하고, 내년에도 3차례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은 이와 동시에 금융위기 기간에 사들였던 채권을 서서히 시장에 방출하면서 국채 공급 증가에 따른 수익률 상승압력을 높이고 있다.


펀드 창업자 레이 달리오, 공동 CIO 그레그 젠슨과 함께 1600억달러 자산을 주무르는 프린스는 우선 지난주 시장 급락세가 투자자들의 각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가 오르고, 감세 효과가 사그라들면서 경제성장세와 기업 실적은 이제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자각이 투자심리를 급랭시켰다는 것이다. 프린스는 "미래실적 향상에 대한 수많은 낙관이 주식 밸류에이션에 녹아들었지만 이제 우리는 변곡점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경제가 뜨거운 상태에서 평범한 상태로 전환되는 변곡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프린스는 미국 경제가 일부에서 우려하는 '2019년이나 2020년 경기침체' 시나리오로 빠질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美 위기 대응능력 제한적"

주식시장은 이달 초 미국 국채 수익률이 급격히 뛰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미국의 탄탄한 경제지표와 연준 인사들의 공격적 발언이 잇따르면서 투자자들이 연준의 통화긴축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을 바꿨기 때문이다.

비록 경제지표 호재로 촉발됐다고는 하지만 지난주 미국 국채 수익률이 급등세를 타면서 주식시장까지 충격이 미쳤고, 뉴욕증시가 폭락세를 보인 탓에 전 세계 주요 증시도 동반 폭락했다. 지난 주말 주식시장이 반등하면서 폭락장세가 진정되기는 했지만 프린스는 앞으로 더 큰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연준을 필두로 한 주요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의 고삐를 죄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주 (주식시장) 사건은 역사에 묻히고, 기억되지도 않겠지만 분명한 것은 통화완화 시대에서 통화긴축의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이 그것(성장 변곡점)이라면 (주가 하락은) 1주일짜리 사건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린스는 금융시스템이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과도한 차입을 줄인 상태여서 위기에 내성을 갖춘 상태라 경제의 '심각한 하강' 위험은 완화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재정정책, 통화정책 여지가 좁아져 위기에 신속히 대응할 수 없고 이에 따라 "오랜 하강 위험은 더 높아졌다"고 우려했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로 재정적자가 불어난 탓에 경기둔화가 닥쳤을 때 재정정책을 통해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대응능력이 매우 제한적이고, 연준이 금리를 올리고는 있다고 하지만 기준금리 역시 매우 낮은 상태여서 전통적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대응력 역시 제한된 상태다.
결국 경기둔화 변곡점에 접어든 상태에서 미국 경제가 막상 둔화세로 접어들 경우 급격한 침체는 피한다 하더라도 고통스러운 오랜 둔화를 막을 방법은 별로 없다고 프린스는 우려했다.

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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