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다가온 AI금융시대…성장 과제도 '산적'

최경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16 17:11

수정 2018.11.03 16:10

은행 R&D센터 잇단 신설 
생활금융 혁신 '챗봇'부터 보이스피싱 탐지앱 개발 등 
기술 인프라투자 늘리고 고품질 데이터 확보, 규제체계 개선 시급 
다가온 AI금융시대…성장 과제도 '산적'

[파이낸셜뉴스 최경식 기자]
은행권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금융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지만, 아직 개선해야 할 과제도 많다는 지적이다. 특히 높은 데이터 품질 확보와 정교한 시스템 운영 통합, 규제체계 개선 등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대량의 고객 데이터를 보유한 금융업체들이 AI 투자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오는 2020년까지 투자 규모가 1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웰스파고, 스웨드뱅크 등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웹, 문자메시지, 모바일 앱을 통해 채팅봇 등을 구현하고 있으며, 인텔 등 다양한 IT기업들과의 협업을 기반으로 서비스 기술의 고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내도 AI투자에 나서기 시작
국내 금융업체들도 마찬가지다. 기업은행은 혁신 연구개발(R&D)센터에 인공지능 등을 연구개발하는 셀(cell)을 신설, 여신심사 분야 뿐 아니라 보이스피싱 탐지 앱과 같은 금융서비스에도 AI를 도입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AI 비서와의 대화를 통해 고객이 계좌 및 카드 이용명세, 펀드 수익률 조회, 간편 송금 등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역시 문자메시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대화 방식으로 AI 기반 생활금융 서비스를 내놓았거나 향후 고도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점포를 찾는 고객이 감소하면서 AI를 활용해 비용절감을 기대할 수 있고, 보다 효율적으로 고객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면서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인력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목적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AI 잠재력을 통한 서비스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개선해야 할 과제도 많은 것으로 지적된다. 우선 현재 대형 금융사들이 광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조직 전체에 데이터가 산재돼 있고 충분히 상세하지 않으며 디지털화가 미흡한 상황으로, 금융사들은 AI의 성공적 도입을 위해 대량의 고품질 데이터 확보가 당면과제라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데이터는 AI 활용을 위한 주요 요소로 기계학습 알고리즘이 데이터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하고, AI 모델의 예측 능력 향상을 위해선 고품질의 데이터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금융기관은 일관된 데이터 품질과 체계적인 데이터 저장소, 고객 니즈에 대한 정밀 대응을 위해 충분한 고객정보 확보가 급선무"라고 말했다.

■인프라 투자, 규제철폐 시급
또한 AI 기능이 서비스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선 금융사들의 선진적인 기술 인프라 및 운영 시스템과 정교한 결합이 필요한데, 많은 금융사들은 빠른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기존 인프라 및 운영 시스템에 대한 업그레이드 투자를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최근 한 은행이 AI 챗봇 개발을 할 때 신규 운영 시스템에 대한 투자 비중은 1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AI 도입은 기존 시스템에 높은가치의 AI응용 프로그램을 단순히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업무 프로세스에 정교하게 통합해야 하는데 기존 금융사들이 사용 중인 오래된 기술 인프라 및 운영 시스템은 조직 내 AI를 도입하는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I를 활용한 금융서비스와 연관된 기술들에 대한 규제 체계도 지적되는 부분이다.
현재 개인정보보호법 규제 등에 의해 AI에 활용할 데이터 확보가 용이하지 않고, 어느 한 금융서비스 관련 분야는 허용하면서도 그것과 연관된 다른 분야를 규제하는 등 규제의 일관성이 부족함은 물론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제정도 지연되고 있다. 이밖에 AI 인재에 대한 모범적 관리 모델이 미흡하고, AI 기반 서비스에 대한 적절한 감독체계의 마련도 시급한 과제로 불린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금융 생태계에서 일상적인 업무 프로세스의 개선부터 급진적 산업 전반의 변혁에 이르기까지 사업영역 및 범위와 무관하게 AI는 금융 생태계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금융기관들은 AI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현재 직면한 기업 내외부의 장벽을 극복함과 동시에 당국의 법률 및 규제의 불확실성 개선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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