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택배기사 폭행 사건에 엇갈린 시선.. 안타까워 vs 상습 의심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19 15:37

수정 2018.10.19 15:45

(서울=연합뉴스) 지난 18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CJ대한통운 택배기사의 폭행 장면. 이 사건은 애초 '일을 잘 못한다는 이유로 사수가 부사수를 때린 것'이라는 식으로 알려졌는데 실제로는 이들은 형제 사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자(왼쪽)인 동생이 지적장애가 있는 친형을 집에 둘 수 없어서 데리고 다녔다고 한다. 경찰은 폭행의 상습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2018.10.19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 동영상 캡처]
(서울=연합뉴스) 지난 18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CJ대한통운 택배기사의 폭행 장면. 이 사건은 애초 '일을 잘 못한다는 이유로 사수가 부사수를 때린 것'이라는 식으로 알려졌는데 실제로는 이들은 형제 사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자(왼쪽)인 동생이 지적장애가 있는 친형을 집에 둘 수 없어서 데리고 다녔다고 한다. 경찰은 폭행의 상습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2018.10.19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 동영상 캡처]

택배기사인 동생이 자신을 따라다니며 일을 거들던 장애인 친형을 폭행해 경찰에 입건됐다. 충격적인 사건이지만 일각에선 동정 여론이 일고있다.

19일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적장애가 있는 친형(31)을 폭행한 혐의(장애인복지법 위반)로 동생인 택배기사 A(30)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8일 오후 4시께 서울 마포구 공덕역 부근에 택배 트럭을 세워놓고 트럭 화물칸에서 작업하던 중 밑에서 택배 화물을 올려주던 형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폭행 장면은 동영상으로 찍혀 인터넷 커뮤니티로 퍼졌다. 영상 속에는 A씨가 형의 뺨을 치고 발길질을 하는 등 폭행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형은 별다른 저항 없이 위축된 모습만 보였다.

이후 크게 논란이 일자 A씨는 직접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 글을 올려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A씨에 따르면 영상 속 친형은 환각·환청 장애를 가지고 있어 보호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어머니 역시 언어장애와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다.

집안에서 유일하게 정상인인 A씨는 형의 약과 어머니를 책임지기 위해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청에 시달리는 형을 혼자둘 수 없어 같이 일을 다닌다고 말했다.

A씨는 "저도 제 형이 안타까워서 힘들고 측은하기도 합니다만 저도 인간인지라 가끔 너무 화가 날 때가 있다"며 "몇 번을 말해도 알려주는 대로 안해서 순간 너무나 욱해서 폭력을 행사했다"고 고백했다.

A씨는 "하지 말고 참아야 하고 더 감싸주고 보살펴줘야 하는 것도 알고 있는 제가 그랬다"면서 "형과 어머니께 죽고싶을 정도로 죄송합니다"라고 썼다.

A씨의 사연이 알려지자 일각에선 생계를 홀로 책임지는 동생의 상황이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동생에게 처벌보다 상담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 특히 장애가 있는 가족을 돌보는 동시에 생계까지 책임져야 하는 이들에 대한 보호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물론 "어떤 상황에서도 폭력은 정당화 될 수 없다"거나 "상습 폭행이 의심된다"는 눈초리도 많다.

한편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인 형은 "환청이 들리고 환각이 보인다"며 "처벌은 원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그는 "맞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도 했다.

onnews@fnnews.com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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