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취업

[인터뷰] 던칸 해리슨 로버트 월터스 한국지사장 "고용 불황? 외국계기업 채용은 늘었다"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21 16:59

수정 2018.10.22 15:35

남북 해빙에 글로벌 기업 러시.. 블록체인 등 전문인력에 기회
美·中 무역전쟁으로 반사이익
사진=박범준 기자
사진=박범준 기자

고용 불황으로 대부분의 취업준비생들이 고통 받는 2018년이다. 그러나 로버트 월터스 코리아(Robert Walters Korea)의 던칸 해리슨 한국지사장(사진)이 느끼는 국내채용시장은 다르다. 외국계기업의 채용은 해가 갈수록 좋아진다는 것이다.

최근 서울 을지로 소재 로버트 월터스 서울 사무소에서 만난 던칸 해리슨 지사장은 "아직 10월이지만 외국 직접투자(FDI)가 늘면서 외국계기업의 한국 진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채용시장도 활발해지고 있다. 채용 컨설턴트 당 신규채용 문의도 늘어났다"고 전했다.

로버트 월터스는 지난 1985년 영국 런던에서 설립한 글로벌 전문가 채용 컨설팅 기업이다.
지난 2010년에 서울에 설립된 로버트 월터스 코리아는 외국계 기업과 국내 다국적 기업 등 수 백곳을 대상으로, 전문가와 중역급 핵심인재에 대한 채용 서비스를 제공한다.

■외국계기업 전문인력 수요 증가

지난 2014년 한국에 온 그는 "지난 3월부터 상황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관계가 평화무드로 진전되면서 한국을 바라보는 글로벌기업의 눈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던칸 지사장은 "북한 리스크 때문에 주저하다가 지난 3월 이후 한반도에 고무적인 일들이 벌어지면서 외국계기업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10여개의 글로벌기업이 한국에 지사를 내고 사업을 시작하려고 한다"며 "외국어를 할 수 있고 전문성이 있는 인력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기업이 채용을 많이 하지 않고 있다고 들었다"며 "최저임금이 상승하고 근로시간이 줄어들면서 노동비용에 대한 압박은 앞으로도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기업은 국내 채용을 줄이는데 외국계기업이 채용을 늘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던칸 지사장은 산업의 트렌드, 채용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블록체인과 게임이나 이커머스 기업들이 관련 채용을 늘리고 있다"며 "글로벌 블록체인 업체들은 한국을 아시아 지역의 허브로 키우려는 전략을 갖고 있다. 한국의 개발자들은 샌프란시스코나 런던과 비교했을 때 충분히 가격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관심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업계에서도 단순직 보단 전문직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다"며 "제조업에서 스마트공장이 트렌드가 되면서 생산관리나 엔지니어링 전문가 채용 수요가 늘어나고, 금융회사들도 단순 재무회계 직무 보다 컨설팅이 가능한 기획·분석 직무을 채용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사(HR) 분야에서도 단순 지원업무만 가능한 인재가 아니라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HRBP' 직무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며 "현재도 관련 직무는 수요 만큼 인재풀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좋은 인재들이 더 좋은 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도울 것"

10년 간 로버트 월터스에서 글로벌 채용 컨설팅을 해 온 던칸 지사장에게 채용시장의 변화에 대해 묻자 "기업 중심에서 구직자 중심으로 역학관계가 변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인터넷 등 미디어와 플랫폼 환경이 변하면서 구직자들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늘어났다"며 "20여년 전에는 기업이 높은 위치에서 '우리 회사를 위해 뭘 할 수 있느냐'고 물었지만, 이제는 기업이 더 능력있는 인재, 자신들과 더 맞는 인재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로버트 월터스는 매년 초 전세계 고용동향과 연봉 정보를 담은 책자를 발간한다. 내년엔 20번째 책자가 나온다. 로버트 월터스는 플랫폼 환경이 변하면서 온라인과 모바일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던칸 지사장은 "앱(애플리케이션) 서비스에서 구직자들은 자신의 나이·경력과 직무를 치면 해당 나라에서의 연봉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중 무역전쟁에선 한국이 영향 가장 크게 받을 것이다.
여러가지 긍정적인 환경이 한국에 조성되면서 더 많은 글로벌기업이 한국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하며 내년 전문가 채용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로버트 월터스 코리아도 이에 맞춰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던칸 지사장은 "로버트 월터스의 60개 지사중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이라며 "우리도 더 많은 인력을 채용하는 등 투자를 늘려서 젊고 능력있는 인재들이 좋은 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업하고 변해가는 채용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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