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한국게임, 꽉 막힌 中 대신 日 공략 '쏠쏠한 재미'

김아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23 17:06

수정 2018.10.23 17:06

세계 최대 게임시장 중국, 한국게임 판호 발급 중단
자국 게임마저 규제 분위기.. 전략 수정해 일본 파고들어 캐릭터성 게임으로 승부
게임빌 '탈리온' 빅히트.. 넷마블·넥슨레드 등 대기 중
한국게임, 꽉 막힌 中 대신 日 공략 '쏠쏠한 재미'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 수출길이 막히자 게임시장의 전통 강호인 일본 공략에 나섰다.

2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일본에서 국내 게임사의 신작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본 시장 진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의 경우 자국 게임에까지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으로 향후 판호 재개 가능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주요 공략국이 중국에서 일본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中 시장, '깜깜'

중국 시장의 경우 한국게임에 대해 게임 유통 허가권인 '판호'를 내주지 않아 세계 최대 게임시장인 중국에서 한국 게임 진출이 원천 차단됐다. 이같은 판호 미발급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사드) 보복 조치로 알려졌지만 중국 정부가 현지 게임업체 상대로도 규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판호 발급 문제는 장기화 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8월 30일 중국 교육부는 '아동과 청소년 근시 종합예방실시방안'을 시행한다고 밝히며 아동·청소년 시력 보호를 위해 온라인 게임 총량제와 미성년자 게임 이용시간을 제한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 게임 서비스 수량 제한, 이용연령 제도 도입 등 규제책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텐센트가 서비스를 맡은 자국게임 '몬스터헌터:월드'가 출시 6일 만에 판매 금지 처분을 받은 실제 사례도 발생했다. 자국 게임죽이기에 나선 상황에서 한국 게임사에 판호 발급을 재개할 이유가 없다는 예상이다.

■日 시장, 급부상

중국이 세계 최대 게임시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지는 불과 2년이 채 되지 않았다. 시장 조사 기관인 뉴쥬가 밝힌 데이터에 따르면 2016년 중국은 단일 국가 중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게임 시장으로 등극했다. 하지만 한국의 게임산업이 각종 규제등으로 무너진 사례에 비추어 봤을 때 중국 시장 전망도 밝은 편은 아니다.

이에 전통 게임시장 강호인 일본이 떠오르고 있다.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은 중국, 미국과 함께 톱3의 규모로 평가 받고 있다. 앱분석 전문기업인 앱애니는 2017년 일본 모바일게임 시장을 미화 120억 달러(13조 4796억 원)로 조사했다. 이는 국내 시장의 3배 규모다. 앱애니가 안드로이드 출시 10주년을 맞이해 지난 8월까지 전세계 앱 시장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많은 누적 사용자 지출을 기록한 국가 1위도 일본이었다.

최근 일본에서 대박을 거둔 업체의 주가가 연일 상승세를 보이는 것도 일본시장의 위력을 실감케 한다. 게임빌은 모바일게임 '탈리온'을 지난 18일 일본에 출시해 최고매출로 애플 7위, 구글 10위까지 올랐다. 이에 힘입어 증권가에서는 게임빌의 턴어라운드 보고서를 연일 쏟아내고 있다.

일본의 경우 캐릭터성이 있는 게임들이 주로 흥행한다는 분석이다. 탈리온도 일본에서 출시 전 이용자들 대상으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이벤트를 벌였고 입소문이 퍼졌다. 일본에서 흥행했던 라인게임스의 '데스티니 차일드'도 짙은 개성을 가진 캐릭터성을 바탕으로 한 내러티브 중심의 수집형 RPG이었다.

■캐릭터 '强' 게임으로 공략

향후 일본 공략을 준비 중인 국내 게임사도 많다.

'리니지2 레볼루션'과 '세븐나이츠'로 일본 시장을 공략한 넷마블은 현지 대형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라인업들로 준비 중이다. 우선 올해 도쿄게임쇼를 통해 첫 공개한 '요괴워치 메달워즈'는 애니메이션 '요괴워치'를 재해석한 모바일 RPG로 캐릭터뿐 아니라 음성 역시 원작 그대로 활용해 게임의 완성도를 높인 것은 물론, 증강현실(AR) 기능을 구현해 수집의 재미를 높였다. 일본에서 누계 발행 부수 2800만부를 넘긴 인기 만화 '일곱개의 대죄'의 IP를 차용한 모바일 게임도 현재 일본에서 티저 사이트를 오픈하고 현지 애니메이션 개봉에 맞춰 프로모션을 하는 등 출시 전부터 일본 이용자 시선끌기에 나섰다.

넥슨레드가 개발한 '액스'는 지난 12일 일본에서 사전예약을 시작했고 현지 타이틀은 '페이스'이며 연내 정식 서비스 예정이다.

다만 일본 시장은 워낙 캐릭터가 강한 게임이 주류다 보니 차별화 포인트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있는 스마일게이트의 '에픽세븐'의 경우 애니메이션풍 RPG에 대한 수요와 인지도가 높은 일본 등에서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측되고 있음에도 일본과 중국을 제외한 전세계 140여개국에 동시 서비스를 4·4분기 실시한다. 에픽세븐 일본 출시는 개발사와 판권 계약이 필요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진출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 막혀서 일본으로 눈을 돌린다기 보다는 일본 시장은 원래부터 워낙 규모도 크고 공략을 꾸준히 해왔다"라며 "국내 이용자들과 성향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일본에 선보일 때 다양한 현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