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인류를 위한 백신 개발, 한국이 이끈다

안삼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24 17:28

수정 2018.10.24 19:09

[특별기고] 인류를 위한 백신 개발, 한국이 이끈다

오늘(10월 24일)은 '유엔의 날'이다. 유엔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유엔 주도로 국내에 설립된 국제백신연구소(IVI)는 아직 모르는 사람이 많다. 1997년 설립된 IVI는 지난해 20주년을 기념했고, 올해는 IVI한국후원회가 20주년을 맞았다. 한국후원회는 우리나라에 본부를 둔 국제기구인 IVI를 행정·재정적으로 지원하고자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다수의 후원회 회원들이 IVI 설립 이전부터 국내 유치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비영리 국제기구인 IVI 유치를 통해 전후 국제사회에서 받은 도움에 보답하고, 저렴하고 효과적인 백신 개발과 보급으로 수많은 개발도상국 어린이를 각종 전염병으로부터 보호하는 인류애를 실현하고자 했다. 또한 국내 생명공학 및 백신산업 발전과 인력 양성을 기대했다.


그동안 IVI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IVI는 설립 이후 한국·스웨덴·인도 정부와 세계 최대 자선단체인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 등의 지원으로 콜레라, 장티푸스, 뎅기열 백신 연구개발을 해왔다. IVI가 개발한 세계 최초의 저렴한 경구용 콜레라 백신은 세계 보건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콜레라 백신은 자연재해나 내전으로 콜레라가 발생하는 아이티, 예멘 등 20여개국에서 수많은 어린이의 생명을 구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오는 2030년까지 콜레라 사망자(현재 연간 약 10만명)를 90% 줄이는 콜레라 퇴치전략을 채택했는데, 이 백신이 '획기적(game-changing)'이라며 콜레라 위험지역 등에서 선제적으로 활용할 것을 장려하고 있다. 특히 IVI의 기술이전을 받은 국내 중소 바이오업체는 이 백신의 대부분을 공급, 세계 최대 콜레라 백신 제조기업으로 부상했다.

더불어 IVI는 장티푸스 백신도 개발해 국내외 기업에 기술이전했다. 백신이 수년 내 상용화되면 북한의 장티푸스 퇴치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IVI는 또 국내 업계, 학계, 정부와 함께 메르스백신 등 다양한 백신의 상용화와 한국 백신의 세계시장 진출도 돕고 있다.

IVI의 성과 뒤에는 한국 정부와 기업, 개인의 아낌 없는 지지와 후원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수많은 백신이 개발돼 있지만 아직 개발되지 않은 백신도 많다. 에이즈 백신은 물론 A군연쇄상구균은 연간 40만여명의 생명을 앗아가지만 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백신은 인간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데 기여한 20세기 최고 발명품 중 하나다. 우리가 후원하는 IVI의 지속적인 발전은 우리나라를 바이오기술 선도국으로 부상시키고, 인류공영에도 기여할 것이다.
유엔의 날을 맞아 유엔과 우리나라가 함께 전 인류를 위해 설립한 IVI에 각계의 변함없는 관심과 성원을 바란다.

이병건 국제백신연구소(IVI) 한국후원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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