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금융당국의 안일한 공매도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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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폐지 여론이 뜨겁다. 공매도는 건강한 주식시장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의 주장이지만, 개미 투자자들의 원성은 하늘을 찌른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22일 전국 성인 남녀 1042명을 설문한 결과(신뢰수준 95%.표본오차 ±3.0% 포인트) 응답자의 76.1%가 국민연금의 공매도 거래자에 대한 주식대여를 금지하는 것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에 대한 국민적 반감을 방증한 여론조사 결과다. 그도 그럴 것이 공매도로 인한 주가 하락 피해는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공매도가 전체 거래량의 20~30%를 차지한 종목의 주가는 올해 들어 모두 하락했다. 전체 거래량의 3분의 1이 공매도를 친다고 하면 주가 방향을 좌우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투자자들을 가장 망연자실케 한 것은 테마섹의 셀트리온 지분 블록딜이다. 블록딜을 앞두고 셀트리온의 주식 전체거래량의 3분의 1가량은 공매도 물량이었다. 10월(1~22일) 중 3거래일을 제외하고 셀트리온의 공매도 거래비중은 20~40%를 왔다갔다 했다. 지난 9월 평균 공매도 비중(14%)보다 이달 평균 공매도 비중(26%)이 확대된 점은 공교롭기까지 하다.

이달 22일 장 마감 후 테마섹은 9000억원에 가까운 블록딜을 진행했고 23~24일 이틀간 셀트리온의 주가는 16% 넘게 떨어졌다. 단순계산해 지난달 고점인 30만원에 공매도해 24일 종가인 22만5500원에 되샀다면 한 달 만에 주당 7만4500원, 약 25%의 차익실현이 가능했을 거란 추정도 가능하다. 블록딜 여파는 셀트리온에 그치지 않았다. 셀트리온이 속한 제약주 투자심리를 위축해 제약관련주 전체 주가를 끌어내렸다.

증시에서 공매도는 '공포'가 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공매도의 이러한 움직임은 반복적이다. '뻔한 수법'에 국내 증시는 매번 손놓고 당하는 듯하다.

외국계 악재 보고서가 나오기 전, 유상증자·블록딜 전후로 공매도 세력이 기승을 부리는 일이 비일비재해졌다. 마치 뻔한 '공매도 공식'으로 여겨질 정도다.

뻔한 움직임을 보이지만, 이를 감시하는 손은 부족하다.
이에 대응하는 금융당국의 태도에 투자자는 더욱 분노하는 상황이다. 말 그대로 눈앞의 사실을 '뭉개고',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에 개인 공매도 허용 카드를 쓱 들이민 금융당국의 태도 때문이다. 금융당국과 투자업계는 좀 더 진중한 대안과 해법을 고민해볼 때다.

khj91@fnnews.com 김현정 증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