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인기 없어도 구조개혁이 필요하다

한국은행이 전망하는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7%다. 내년도 2.7%로 예상했다. 한은의 전망치 수정 이후 잠재성장률이 논란의 대상으로 부상했다. 한은이 추정하는 잠재성장률은 2.8∼2.9%다.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저성장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게 핵심이다. 잠재성장률은 한 국가의 경제가 자본.노동.생산 요소를 총동원해 물가상승 같은 부작용 없이 이룰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을 뜻한다. 경제가 중장기적으로 버틸 수 있는 기초체력이다. 물론 한은에서는 잠재성장률 하락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는 않고 있다. 2.7%의 성장도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잠재성장률 하락 공식화 여부와는 무관하게 분명한 것은 빠르게 달려왔던 한국 경제의 힘이 빠지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힘이 빠진 이유는 잠재성장률을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 중 노동과 생산에서의 부진으로 분석된다. 먼저 노동을 구성하는 핵심인 인구를 보면 저출산.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지난 2.4분기 합계출산율은 0.97명에 그친다. 생산도 정체되고 있다. 우리가 강점을 가졌던 조선.해운.자동차 등과 같은 산업이 부진하면서 반도체산업을 제외하면 생산성 하락 중이라는 게 냉정한 현실이다.

두 가지 원인 중에 노동개선은 쉽지 않다.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되는 문제다. 빨리 해결하겠다고 사회적 합의 없이 이민과 같은 단기대책으로 대응할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답은 하나다.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생산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구조개혁이다. 생산성을 낮추는 규제를 풀어주고 신기술이 등장하면 빠르게 적용이 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지난 수년 동안 우리 정부는 구조개혁을 강조했으나 한 번도 성공한 바가 없다. 가장 최근 조선.해운.자동차산업이 부진에 빠지면서 생산성이 급락했을 때도 외부에서는 구조개혁을 조언했지만 정부는 자금지원으로 대응했다. 자금지원은 구조개혁을 미뤄주는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음에도 손쉬운 방법을 택한 것이다.
구조개혁은 인기 없는 정책이다. 이해관계자들의 반발도 엄청날 것이다. 반발이 무서워서, 어려운 일이 싫어서 하지 않으면 잠재성장률 반등은 고사하고 하락세가 더 빨라질 것이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경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