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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값 줄줄이 올리는 美기업들…인플레 급등 우려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01 15:58

수정 2018.11.01 15:58

출처:WSJ
출처:WSJ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미국 기업들이 항공 요금에서 페인트에 이르기까지 제품 가격을 줄줄이 인상, 인플레이션 가속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월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카콜라와 금속 생산업체 아코닉은 3·4분기에 가격을 인상했다고 전일 발표했다. 델타와 아메리칸에어라인 등 여러 항공사, 식료품 생산업체, 제조업체들도 최근 가격을 올렸으며 오레오쿠키와 리츠크래커를 만드는 몬델레즈 인터내셔널은 내년에 북미지역 판매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다. 맥도널드, 치폴레, 스타벅스, 도미노피자 등 패스트푸드 및 커피체인들도 지난 분기 판매 가격을 올렸다.

임금·제품원가 상승 탓
미국 최대 자동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는 3·4분기 자동차 판매 숫자는 감소했지만 가격 인상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이날 보고했다. GM은 금년 7~9월 판매량이 전년비 14.7% 줄었음에도 평균 판매 가격을 대당 약 800달러 높인 3만6000달러 이상으로 인상하면서 수익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GM의 지난 분기 영업이익은 25% 증가한 32억달러로 3·4분기 기준 사상 최고로 집계됐다.

기업들이 최근 제품 가격 인상에 본격 착수한 것은 비용 부담이 커진 가운데 소비자들도 가격 인상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몬델레즈인터내셔널의 최고 경영자 더크 반 푸트는 며칠 전 WSJ과의 인터뷰에서 북미지역의 소비자와 소매점들은 제품가 인상에 보다 순응적으로 변했다면서 "소비자 환경은 강력하다"고 말했다. 코카콜라와 주요 항공사들은 가격 인상이 수요를 약화시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WSJ에 따르면 항공사들의 연료 비용은 1년 전에 비해 40% 가량 늘었고 트럭 운송 비용은 9월 현재 연간 7% 증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알루미늄 관세로 미국의 제조업체들은 1년 전보다 알루미늄과 철강 구입에 각기 약 8%와 38% 더 많은 돈을 지출하게 됐다. 미국이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9월부터 10%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데 이어 내년에 관세율을 25%로 높일 방침인 만큼 미국 기업들의 비용 부담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고용비용 10년만에 최대
그랜트손튼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다이앤 스웡크는 “이 모든 것들은 물가 상승을 가리킨다”면서 “내년 1·4분기에 인플레이션 급등을 목격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원가 상승 부담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향후 가파른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는다. WSJ은 지금 미국 경제는 상황 판단이 쉽지 않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한다. 거의 50년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실업률과 강력한 경제성장 속에 노동력 부족이 심화되고 관세의 영향이 확대되면 물가가 크게 오를 가능성이 있다. 반면, 달러 강세와 같은 다른 요인들이 수입 물가를 낮춰 인플레이션 압력을 상쇄시킬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의 물가는 현재 연방준비제도(연준)의 2% 목표와 일치한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의 추가 상승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면 연준이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게 될 것을 우려한다. 노동부는 이날 미국의 3·4 고용비용은 전년비 3.1% 증가, 10년래 가장 큰 폭 늘었다고 발표했다.
CNBC방송은 고용비용의 예상보다 가파른 증가는 더 많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형성되고 있음을 가리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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