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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주가 6% 넘게 폭락, 3분기 실적 호조에도 불확실성 우려 증폭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02 13:26

수정 2018.11.02 13:26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로이터연합뉴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미국 증시 폭락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했던 애플 주가가 1일(현지시간) 3·4분기 실적 발표 직후 급락했다. 애플은 3·4분기에 우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향후 매출에 대해 기대에 못 미치는 전망을 내놨고 가뜩이나 무역전쟁 등으로 불안했던 투자자들은 이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뉴욕 나스닥에 상장된 애플 주식은 이날 전일대비 1.54%오른 주당 222.21달러로 장을 마쳤으나 마감 후에 열린 실적 발표 직후 요동쳤다. 주가는 장외거래에서 같은날 오후 8시 기준 6.48% 급락해 주당 207.81달러에 머물렀다. 애플 주가의 경우 지난달 중순 폭락장에도 불구하고 올해 고점에서 이날 장 마감까지 낙폭이 5% 포인트를 넘지 않았다.

이날 발표에서 애플은 올해 3·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141억3000만달러(약 16조원)의 순이익을 올렸으며 매출 또한 같은 기간 20% 늘어난 629억달러라고 전했다.
주당순이익(EPS)은 2.91달러였으며 매출과 EPS 모두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문제는 판매량이었다. 애플은 같은 기간 전년 동기 대비 0.4% 늘어난 469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했으며 이는 시장 전망치(4750만대)에 못 미치는 숫자다. 동시에 아이패드 판매량은 6% 감소한 960만대였으며 맥북 판매량도 전년과 비슷했다. 애플이 이러한 판매량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이익을 거둔 것은 제품 가격을 크게 올렸기 때문이다. 아이폰의 평균판매가격은 793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30% 가까이 급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앱스토어 등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사업을 확장하면서 아이폰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이러한 전략이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를 활용하는 동시에 점차 둔화되는 아이폰 판매규모를 수익면에서 만회하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애플 역시 판매 둔화를 인식했는지 이날 발표에서 분기별 집계가 정확한 사업 현황을 나타내지 못한다며 올해 4·4분기 부터 애플 기기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같은날 컨퍼런스에서 판매량 문제는 "마트에서 계산할 때 점원이 장바구니에 물건 몇 개가 있는지 물어보는 것과 같다"며 "장바구니 전체의 값어치를 본다면 그 안에 개수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거 판매량으로 애플의 성과를 가늠하던 투자자들은 이번 발표에 냉담했다.
아울러 애플은 연중 최고 성수기인 4·4분기 매출이 890억~930억달러라고 예측해 최소 92억9400만달러를 기대하던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인터뷰에서 터키 및 브라질의 판매 부진과 올해 신제품 출시 시기가 당겨진 점을 감안했다고 해명했다.
WSJ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중국에서 생산되는 애플 제품 역시 결국 보복관세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며 애플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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