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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변수 중간선거보다 무역갈등"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06 10:37

수정 2018.11.06 10:37

민주 승리시 트럼프 규제완화-감세정책 궤도 수정은 불가피
FILE PHOTO: U.S. President Donald Trump stands with U.S. Trade Representative Robert Lighthizer as he delivers remarks on the United States-Mexico-Canada Agreement (USMCA) during a news conference in the Rose Garden of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U.S., October 1, 2018. REUTERS/Kevin Lamarque/File
FILE PHOTO: U.S. President Donald Trump stands with U.S. Trade Representative Robert Lighthizer as he delivers remarks on the United States-Mexico-Canada Agreement (USMCA) during a news conference in the Rose Garden of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U.S., October 1, 2018. REUTERS/Kevin Lamarque/File Photo
경제 흐름을 좌우할 주요 변수는 미국 중간선거가 아닌 무역갈등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강조했다.

하원은 민주당이, 상원은 공화당이 장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 의회가 상원과 하원으로 나뉘어 사사건건 대립하더라도 경제적으로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대신 이달 30일(이하 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이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전망하고 있다. 정상회담은 양국간 무역전쟁 종식이냐 확전이냐의 갈림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중간선거를 하루 앞둔 5일 애널리스트들의 관심은 중간선거 결과가 아닌 미·중 정상회담에 쏠려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 앤드루 헌터는 "전반적으로 중간선거는 경제 전망에 어떤 심각한 시사점도 주지 않는다"면서 기껏해야 추가 경기부양책이 역풍을 맞으면서 성장에 일부 마이너스 요인이 발생할 가능성 정도가 그 충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상 미 중간선거에서는 야당이 선전했고, 최근 여론조사 역시 민주당이 하원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상원은 공화당이 장악할 것으로 예상돼 의회가 민주당의 하원과 공화당의 상원으로 세력분할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그렇지만 세력이 분할된 의회와 이에따른 의회 교착상태가 반드시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채권펀드 핌코의 공공정책 부문 책임자 리비 캔트릴은 미 증시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의회를 나눠 장악할 때 성적이 좋았다면서 "이는 투자자들이 의회 교착상태를 선호하며 권력이 견제되는 것을 좋아하고 있음을 가리킨다"고 지적했다.

블랙록 투자연구소는 대신 중간 선거결과에 관계없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어젠다가 시장의 주된 관심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블랙록은 이날 분석보고서에서 "중간선거가 단기적으로 시장에 일부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다른 요인들이 더 중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글로벌 무역긴장이 주된 추동력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 "이는 글로벌 성장을 위협하는 최대 하강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이같은 긴장이 완화된다면 이는 주식 같은 위험자산들에는 호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11월30일~12월1일 부에노스아이레스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정상회담을 갖게 된다.

투자은행 스티펠은 중간선거 뒤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게 되면 트럼프가 대중국 교역정책에서 '최대한의 압박'을 추구하는 한편 더 공격적으로 무역협정 타결을 밀어붙이고, 외국인 투자 유치에 힘을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간선거 결과가 시장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은 아니다. UBS는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게 되면 트럼프의 은행 규제완화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는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규제들을 비난해왔고, 이미 은행들이 건전한 상태이기 때문에 불필요한 규제는 없애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가 임명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도 규제완화 시동을 걸고 있다.

그러나 하원을 민주당이 장악하게 되면 이같은 규제완화가 벽에 부닥치게 되고 은행주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게 UBS의 전망이다. 또 경제 전반으로도 개인소득세 감세, 인프라스트럭처 지출 확대 등 공화당이 추진하던 정책들이 좌초하거나 큰 폭의 궤도수정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 2월 연방정부 재정 2000억달러를 포함해 모두 1조5000억달러가 투입되는 민관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의회에 승인을 요청한 바 있다. 핌코의 캔트릴은 의회 권력이 분산되면 연방정부 재정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이 치열해질 것이어서 인프라 투자 지출 계획이 여야 합의로 의회를 통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애널리스트들은 '하원 민주당, 상원 공화당'으로 의회가 쪼개지면 무엇보다 재정적자를 둘러싼 논란으로 인한 연방정부 잠정 폐쇄 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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