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세계가 '열린정부'에 빠졌다....새로운 정치질서 용트림

김성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06 16:02

수정 2018.11.06 16:02

아프간, 대통령이 매주 조달위원회의 직접 주재
인도네시아, 공공보건 개선 말라리아 발생 급감
키르기스스탄, OGP 이니셔티브 따라 정책 육성

세계 각국은 자국 국민들의 소통과 의견수렴 등을 핵심 가치로 삼는 '열린정부'를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주민들의 정치 참여와 이를 통한 정부 감시 등을 통해 정부 일방의 독단적 거버넌스 체제를 허물고 직접민주주의를 향한 거대한 도정에 나서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정부가 투명성과 개방성을 핵심으로 한 열린정부의 구체적 논의를 위한 큰 마당을 펼쳤다. 지난 5일부터 서울 소공로 서울웨스틴조선호텔에서 이틀간 진행된 이번 'OGP 아·태회의'의 정식 명칭은 '제3차 OGP 아시아·태평양 지역회의'이다. '열린 정부'의 세계적인 동향을 공유하고 발전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이다.

■정부 신뢰도 향상...시민들 정치 참여 봇물
특히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인사말을 톨해 "지방자치를 강화하면서 주민들의 참여를 통한 예산 편성, 감시 등을 더 활발히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지방분권 및 정부혁신의 의지를 천명해 주목을 받았다.


.OGP 사무국 슈레야 바수 아·태 총괄의 사회로 진행된 고위급 회의에서 김부겸 장관은 "정부가 전문성에 대해 독점하지 않는다"면서 국민 소통플랫폼인 광화문1번가 등 한국정부의 혁신 사례를 소개하고 "시민들이 정책 수립, 모니터링 등에 참가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국이 올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주관하는 정부신뢰도 평가에서 25위를 기록하며 지난해 발표보다 7단계나 상승한 결과도 한몫하고 있다. 그는 또 "인간 공동체는 같은 문제를 지니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투명성과 정직성, 개방성이 중요하다"며 "국제투명성기구는 오늘날 투명성의 가치를 고려해볼 때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OGP 또한 앞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박지환 대한민국OGP포럼 시민사회 간사는 "정부가 수천건의 국민 제안을 다 들을 여력이 없다"면서 "정부 스스로 시민사회와 운영위원회를 만들어 OGP에 반영하게 된다면 '피드백 루프'가 완성된다"고 촉구했다.

'열린 정부'가 정책 효율화와 투명성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는 발표도 이어졌다.

■민주주의 확산 기폭제
야마 야리 아프가니스탄 공공사업부 장관은 '열린정부'를 성숙시키기 위해서는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 정치인들의 의지가 중요하다"면서 "아프간에서는 대통령이 매주 조달위원회의 회의를 주재하면서 대규모 계약에 대해서 직접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몽골에서는 최근 세계 최초로 국민의견 정책 수렴을 입법화했다고 보고했다.

잔단샤타르 곰바자브 몽골 내각관방부 장관은 "예산 등 중요 사항은 사전에 국민들에게 문의를 한 후에 의결해야 한다"면서 "선별된 국민들이 과학적 자료, 데이터 등을 받게 되고 이를 기반으로 찬반 결정에 대해 참여하기 때문에 민주주의의 발전 등을 통해 서로 경험과 현황등을 공유할 수 있는 신규 플랫폼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공공서비스 혁신을 통해 말라리아 발생율을 대폭 감소시킨 사례를 소개했다.

샤프루딘 캄보 인도네시아 행정개혁부 장관은 "인도네시아는 관료주의 개혁을 지난 14년간 지속하면서 정부의 투명성을 높여나가고 있다"며 "'원 에이전시 원 이노베이션' 즉 모든 부처가 최소한 하나의 혁신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특히 보건부에서 큰 성과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는 지난 2010년부터 이같은 공공서비스 개선 위한 노력을 거듭한 끝에 지난 8년간 말라리아 발생율은 크게 하락했다. 말라리아 발생율이 5만 700건에서 1만 3000건으로 급감했던 것이다.

마라트 자만클로브 키르기스스탄 법무부 장관은 "키르기스스탄의 경우 중앙아시아 국가중에서는 2017년에 최초로 OGP에 참가했다"며 반부패, 시민의 권한 강화, 첨단 기술 활용 등 정부 프로그램에서는 OGP 이니셔티브에 따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산자이 프라드한 OGP사무총장은 공무원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농어촌 소외 해소, 사법 접근권 확장, 소외계층 포용 등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문제에 공직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이번 서울 'OGP 아·태회의'는 아·태 지역 OGP 회원국 정상급 또는 장·차급, 국제 시민활동가, UN, OECD 등 국제기구, 학계 등 국내외 관계자 600여명이 참가했다.

win5858@fnnews.com 김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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