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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예상대로 ‘상공하민’땐…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 흔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06 17:28

수정 2018.11.06 17:28

‘상공하민’:상원은 공화당 하원은 민주당
중간선거 후 美경제는 민주당 규제완화 부정적
인프라 지출 확대도 의회 통과 어려울 듯
무역戰은 승패 상관없이 이달말 G20 정상회의서 확전이냐 종전이냐 판가름
미국 중간선거를 하루 앞둔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자신의 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과 함께 미국 미주리주 케이프지라도에서 열린 공화당 유세현장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중간선거를 하루 앞둔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자신의 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과 함께 미국 미주리주 케이프지라도에서 열린 공화당 유세현장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전 세계를 강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는 비로소 제동이 걸릴 것인가. 아니면 날개를 달고 더욱 질주하게 될 것인가. 미국의 트럼프 어젠다와 정책의 중대 분수령이 될 중간선거 투표가 6일(현지시간) 시작되면서 그 결과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선거는 미국 동부 기준 이날 오전 5시(한국시간 오후 7시)부터 실시, 하와이를 마지막으로 이날 오후 11시 종료된다.

■민주 하원 장악…정책수정 불가피

전문가들은 상·하원을 누가 장악하느냐에 따라 미국 경제, 금융, 외교 정책들이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전망은 상원은 공화당, 하원은 민주당 우세 시나리오다.
미국 월가는 이런 예측이 현실화되면 트럼프의 규제완화, 감세 등 각종 정책에 제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는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규제들을 비난해왔고, 이미 은행들이 건전한 상태이기 때문에 불필요한 규제는 없애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가 임명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도 규제완화 시동을 걸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하원을 민주당이 장악하면 규제완화는 벽에 부닥치고, 관련 주식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UBS와 월가의 전망이다. 또 경제 전반으로도 개인소득세 감세, 인프라 지출 확대 등 공화당이 추진하던 정책들이 좌초하거나 큰 폭의 궤도수정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 2월 연방정부 재정 2000억달러를 포함해 모두 1조5000억달러가 투입되는 민관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의회에 승인을 요청한 바 있다. 핌코의 캔트릴은 의회 권력이 분산되면 연방정부 재정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이 치열해져 인프라 투자 지출계획이 여야 합의로 의회를 통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다 애널리스트들은 '하원 민주당, 상원 공화당'으로 의회가 쪼개지면 무엇보다 재정적자를 둘러싼 논란으로 인한 연방정부 잠정폐쇄 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공화당이 상·하원을 동시에 장악할 경우 트럼프 기존 정책들은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선거 결과를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와 벌이는 무역전쟁을 더욱 과감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에서도 이란에는 더 강하게, 북한과 러시아에는 더 유한 제스처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대중국 교역정책에서 '최대한의 압박'을 추구하는 한편 더 공격적으로 무역협정 타결을 밀어붙이고, 외국인 투자 유치에 힘을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美 경제변수는 선거보다 무역갈등"

이런 가운데 글로벌 경제전문가 사이에선 정작 미국 경제의 주요 변수는 중간선거보다 무역갈등이 더 크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 의회가 상원과 하원으로 나뉘어 사사건건 대립하더라도 경제적으로는 영향이 예상보다 작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 대신 오는 3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이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전망하고 있다. 정상회담은 양국 간 무역전쟁 종식이냐 확전이냐의 갈림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앤드루 헌터는 "전반적으로 중간선거는 경제전망에 어떤 심각한 시사점을 주는 건 아니다"라면서 "기껏해야 추가 경기부양책이 역풍을 맞으면서 성장에 일부 마이너스 요인이 발생할 가능성 정도가 그 충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력이 분할된 의회와 이에 따른 의회 교착상태가 반드시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채권펀드 핌코의 공공정책부문 책임자인 리비 캔트릴은 미국 증시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의회를 나눠 장악할 때 성적이 좋았다면서 "이는 투자자들이 의회 교착상태를 선호하며 권력이 견제되는 것을 좋아하고 있음을 가리킨다"고 지적했다.

블랙록 투자연구소는 그 대신 중간 선거결과에 관계없이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어젠다가 시장의 주된 관심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블랙록은 이날 분석보고서에서 "중간선거가 단기적으로 시장에 일부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다른 요인들이 더 중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글로벌 무역긴장이 주된 추동력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 "이는 글로벌 성장을 위협하는 최대 하강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이 같은 긴장이 완화된다면 이는 주식 같은 위험자산들에는 호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30일~12월 1일 부에노스아이레스 G20 정상회의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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