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내우외환 늪에 빠진 게임업계] 확률형 아이템 아니면 확정형'돌려막기'

김아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07 18:59

수정 2018.11.07 18:59

<중> 게임 수익창출방식 문제없나
게임마다 재미 더하는 적합한 과금모델 있는데
검은사막, 초기엔 확정형..중간에 확률형 아이템 도입
정부 규제 탓에 '오락가락' 새로운 수익원 발굴 나서야
정부가 국내 게임사들의 비지니스모델(BM)로 자리잡은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게임사의 근본적인 수익 창출 방식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확률형아이템에 대한 정부의 규제 도입이 임박한 상황이다. 지난 국감에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확률형 아이템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할 방안에 대한 연구의 결과가 이달 말까지 나올 것"이라고 밝히며 규제를 예고했다. 업계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외에 다른 BM 발굴을 도모하면서도 시장의 자율성을 해치는 규제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확정형아이템' 등 수익모델 회귀

게임사들은 궁여지책으로 확률형아이템에 의존하는 현재 BM을 탈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확률형아이템은 게임의 유료 아이템 판매가 시작될 때 돈많은 사람들에게만 유리하다는 지적이 나온 뒤 도입됐다.
하지만 도입 취지와는 다르게 필요한 아이템이 나올 때까지 수천만원을 들여 구입하는 문제가 불거졌다. 또 지나치게 확률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게임사들은 과거 유료 아이템 판매 초창기 시절로 돌아가 확정형 아이템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에픽게임즈 '포트나이트'는 확정형 아이템 방식이다. 배틀패스와 의상, 춤 등 캐릭터 꾸미기 아이템으로 이뤄져 있으며 승부에 영향을 주는 능력치가 포함된 아이템은 판매하지 않고 있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출시 초기 확률형 아이템을 지양하고 시간 단축 같은 편의 증대용이나 외형 치장용인 확정형 아이템을 게임에서 판매해 '착한게임'이라는 칭호를 얻기도 했다.

넥슨의 '야생의 땅: 듀랑고'도 높은 능력치를 가진 장비 아이템 대신 인벤토리 증가, 에너지 회복 등 편의성 위주의 아이템을 주로 제공했다. 넥슨의 '이블팩토리'는 게임 내 과금요소라고는 무기를 강화하는 소재뿐이다. 게임 진행에 필요한 모든 재원들은 게임을 통해 얻을 수 있으며 3000 원을 한 번만 결제하면 무한대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12월 출시되는 넷마블의 '블레이드 & 소울 레볼루션'의 경우 확률형 아이템 비중을 20% 이하로 줄이고 대부분 패키지 등의 아이템을 설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유료화 모델 고민

넥슨은 지난해 '애프터 디 엔드'게임을 통해 유료 모바일 게임도 최초로 시도했다. 국내 마켓에서 4600원에 구매해 추가 결제 없이 유저가 원하는 대로 엔딩이 있는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배틀 그라운드의 경우 일시불로 돈을 내고 추가 과금이 없는 구매정액제 방식이다.

한국 게임산업협회 관계자는 "순서로 따지면 확정형 아이템의 대안이 확률형 아이템 이었는데 다시 과거로 회귀하는 모습이다"라며 "새로운 수익모델의 예측은 어렵지만 스팀을 통해 출시되는 게임이 많아지는 등 패키지 유료 판매 등의 경향이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료판매가 당연하던 시절에 정액제가 나왔고 부분 유료화가 나왔는데 그 전까지만 해도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기 때문에 또 전혀 알 수 없는 새로운 과금 모델이 나올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출시 초기에는 확정형 아이템으로 출발했던 검은 사막의 경우 결국 중간에 확률형 아이템 모델을 도입했다. MMORPG의 특성상 확률형 아이템을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을 통해서만 즐길 수 있는 재미 요소도 있는데 이에대한 규제를 마련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주장이다. 게임사의 과금 자체에 대한 규제는 지양해야 한다는 것.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콘텐츠는 소비하는 것이라는 문화적인 해석이 필요하다고 본다"라며 "너무 과하면 안되지만 게임에 돈을 쓰는 것, 과금하는 것 자체에 거부감이 있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게임콘텐츠에도 적절한 과금모델을 갖고 정당한 비용을 지불할 때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는 것"이라며 "새로운 유료화 모델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