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中CERCG 관련 ABCP 사실상 디폴트 …"분할 상환 자구안 제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08 12:57

수정 2018.11.08 14:07

국내 금융회사들이 투자금 16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사실상 동반 부도(크로스 디폴트)에 들어갈 전망이다. CERCG는 '지급보증'을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분할상환 등 자구안을 내놓고 국내 채권단과 협상에 나섰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CERCG의 자회사 CERCG캐피탈은 발행한 달러표시 사모사채 만기를 맞았다. CERCG캐피탈이 원금상환을 하지 못해 사모사채를 기초로 발행한 ABCP도 사실상 디폴트에 들어갔다. 해당 ABCP 만기일은 9일이다.

시장에선 "ABCP 디폴트는 예견된 일"이라며 "CERCG의 자구안이 핵심 사안"이라고 입을 모은다.

■자구안 "2025년까지 분할상환"
CERCG는 오는 2025년까지 국내 채권단에 원금을 분할상환하겠다는 자구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과 증권사 총 7곳으로 이뤄진 채권단은 이를 토대로 협의를 벌이고 있다. CERCG는 지난 6월에도 자구안을 내놓은 바 있지만 채권단이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구안 이행 의지에 대한 신뢰성도 채권단이 중요하게 보는 대목이다. 시장 관계자는 "CERCG가 자구안 이행 여부에 대한 채권단의 불신이 큰 상황"이라며 "줄다리기 협의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CERCG의 지급보증 형태로 전 세계에서 발행된 자회사의 ABCP발행 규모는 총 21억달러에 이른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물린 돈은 1650억원이다. 증권사별로는 현대차증권 500억원, BNK투자증권, KB증권(이상 200억원), 유안타증권 150억원, 신영증권 100억원 등이다.

■'가짜 보증사태', 공방은 계속
CERCG캐피탈은 지난 5월 8일 사모 달러표시채 1억5000만달러를 발행했다. 동시에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ABCP가 국내서 발행됐다. 국내 증권사와 은행이 이를 인수했다. 한화증권은 모기업(CERCG)이 '보증'을 서준 것으로 CERCG캐피탈이 원금상환을 못해도 모기업이 대신 갚아줄 것이라며 투자자들을 모았다. CERCG가 북경성 지방정부과 관련있는 국유기업이라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문제는 이 달러채를 기초자산으로 한 ABCP의 지급보증 여부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기초자산인 달러채권에 모기업인 CERCG의 지급보증이 돼 있다"며 "달러채권을 기초로 발행한 ABCP에 CERCG의 지급보증을 따로 할 필요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CERCG가 지급보증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가짜 보증'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채권단은 한화투자증권과 나이스신용평가가 ABCP에 대한 CERCG의 지원 의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상품을 팔았다고 지적한다. CERCG의 국유기업에 대한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국유기업 여부에 따라 해당 기업의 신용도가 달라지고, 관련 회사채와 ABCP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미친다. CERCG는 베이징시 상무국이 100% 지분을 가진 부래덕실업과 국유기업인 중국해외공주그룹유한회사가 각각 49%, 27%의 지분을 갖고 있다. 시장에선 부래덕실업을 국영기업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양 측의 공방이 계속되자 현대차증권은 발행을 중개한 한화투자증권에 책임이 있다며 담당자를 고소했다. 신영·유안타증권은 현대차증권에 매매계약 이행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다른 금융사도 ABCP 발행을 담당한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상대로 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