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정책

"디지털 자산(암호화폐)은 핀테크 총아, 합리적 규제 마련해야"… 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12 10:44

수정 2018.11.12 16:54

"ICO에 적격 투자자 제도 활용해서 혁신은 장려하고 투자 피해 최소화해야"
블록체인 컴퍼니 빌더 체인파트너스의 리서치센터가 암호화폐라 불리는 디지털 자산에 대한 정부의 합리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대정부제언 보고서를 12일 발표했다. 특히 암호화폐공개(ICO)를 허용하되, 시행 초기 단계에는 '적격 투자자 제도' 등을 활용해 혁신을 장려하고 투자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규제 방안과 정책을 제안해 눈길을 끈다.

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 자산은 혁신적인 금융상품으로, 핀테크의 총아가 될 것"이라 강조했다. 증권형 토큰이 주도할 디지털 자산 시장은 기존 대체 자산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해, 약 30배 이상 성장잠재력이 크다는 전망이다. 이미 미국, 싱가포르, 홍콩 등 디지털 자산 선진국들은 디지털 자산 시장의 성장잠재력을 빠르게 인지하고, 규제 당국의 주도로 시장을 양성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우리 정부는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은 장려하면서, 비슷한 순기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기대효과는 훨씬 큰 디지털 자산 시장을 규제하려 하고 있다.


■美 SEC도 '디지털 자산' 표현 사용하며 민간과 소통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최근 들어 '화폐'라는 용어 대신 '디지털 자산'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적극적으로 민간과 소통하며 제도 마련하고 있다. 이는 미국 정부가 현재 디지털 자산 생태계를 대부분 장악하고 있는 중국에 위기의식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이다.

피델리티, ICE, 골드만삭스, JP 모건 등 전통 금융기관도 디지털 자산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정부의 합리적 규제 마련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새로운 금융시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자산에 대한 인식을 전환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 사진=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
디지털 자산에 대한 인식을 전환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 사진=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
리서치센터는 디지털 자산 시장의 육성은 장기 침체 국면의 국내 경제를 활성화하는 반전 카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잠재력이 큰 디지털 자산 시장이 미래 핵심 산업으로 육성된다면 일자리 창출, 창업 생태계 활력으로 경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리서치센터는 현 정부의 핵심과제인 일자리 창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카이스트 이병태 교수의 연구결과를 제시하며 정부가 디지털 자산 육성, 거래 관련 규제를 완화할 경우 2022년까지 최대 17만 명 고용 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는 일자리 위원회의 9만 2000개 일자리 목표 수치보다 높다.

■"ICO에 적격 투자자 제도 도입하고, 정부 주도 욕심 버려야"
또 리서치센터는 디지털 자산 시장의 합리적 규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ICO에 적격 투자자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정부 주도로 산업을 일구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블록체인 및 디지털 자산은 국경을 초월한 산업이기 때문이다. 보고서에는 "규제를 성실히 준수한 경쟁력 있는 민간에 라이선스를 부여하고 해외 업체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이 바람직한 정부의 역할"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끝으로 리서치센터는 현재의 인터넷 산업은 소수의 다국적 기업이 세계 인터넷 산업을 장악하는 ‘디지털 제국주의’를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를 비롯한 각국 정부가 '구글세' 도입 등을 논의하고 있지만 효과적으로 거대 다국적 기업을 규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사태가 국경을 초월한 블록체인 및 디지털 자산 산업에서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리서치센터는 "현재 디지털 자산 시장은 아직 태동기이고 국제적 표준이 없다"며 "우리 정부가 디지털 자산 시장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고, 전력을 다해 관련 산업을 육성한다면 글로벌 디지털 시장을 선점할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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