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1차대전은 고립주의 폐해" 트럼프 겨냥한 발언 쏟아져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12 17:38

수정 2018.11.12 17:38

파리평화포럼서 성토.. 정작 트럼프는 불참
우산 들고… 트럼프 나홀로 참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에 있는 쉬렌 미군묘지에서 참배하고 있다.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프랑스를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궂은 날씨 탓에 앤마른 미군묘지 참배행사를 취소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이날 쉬렌 미군묘지를 방문했다. AP연합뉴스
우산 들고… 트럼프 나홀로 참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에 있는 쉬렌 미군묘지에서 참배하고 있다.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프랑스를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궂은 날씨 탓에 앤마른 미군묘지 참배행사를 취소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이날 쉬렌 미군묘지를 방문했다. AP연합뉴스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을 위해 프랑스 파리에 모인 주요 서유럽 정상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적인 국가주의를 성토하며 전후 질서 수호를 강조했다. 기념식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침묵으로 일관하며 대서양만큼이나 넓어진 서방세계의 분열을 연출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개선문 앞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주도로 종전 10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연단에 오른 마크롱 대통령은 "애국심과 국가주의는 정확히 반대말"이라며 "국가주의는 '우리의 이익이 최우선이다. 다른 쪽은 신경 쓸 필요 없다'고 말하는데 이는 애국심에 대한 배신이다"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세계주의를 강조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이날 기념식 이후 열린 파리평화포럼에서 "1차 대전은 고립주의가 얼마나 파괴적인지 우리에게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편협한 국가주의자들의 관점이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우리는 양차 대전 이후 세워진 것들을 유지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연설에서 지금의 정세가 1차 대전을 전후로 한 20세기 초 혼란기와 비슷한 점이 많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시종일관 아무 표정을 짓지 않았고 연설이나 대꾸도 하지 않았다.

전날 비가 온다며 연례 미군묘지 참배를 취소했던 그는 이날 파리 외곽의 다른 묘지인 쉬렌 미군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비를 맞으며 1차 대전 이후 미국과 프랑스의 협력을 강조하는 연설문을 읽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포럼에 불참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2000년대 이전부터 민주당 정부의 자문을 맡았던 브루노 젠틀슨 미 듀크대 공공정책교수는 NYT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고립된 것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유럽에 들어선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정권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후계로서 혜택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젠틀슨 교수는 "다만 그런 국가들은 이탈리아, 헝가리, 폴란드 같은 상대적으로 급이 낮은 국가들이며 프랑스와 독일 같은 주요국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유럽연합(EU)과 사이가 좋지 않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가벼운 대화와 친근한 악수를 나눴다.
탈퇴 문제로 역시 EU와 어색해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같은 날 파리에서 열린 기념식 대신 런던에서 열린 1차 대전 기념식에 참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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