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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벼랑끝 내몬 통신비 인하 정책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12 17:52

수정 2018.11.12 17:52

정부, 보편요금제 압박에 이통3사 요금제 속속 개편
알뜰폰 가입자 이탈 가속화.. 지난해 317억 영업손실.. 수익성 악화로 줄도산 우려
알뜰폰 벼랑끝 내몬 통신비 인하 정책

알뜰폰 가입자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정부가 이동통신 3사를 통해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을 밀어 붙이면서 예고됐던 결과다. 알뜰폰 사업자들dml 최대 장점인 가격경쟁력이 퇴색했기 때문이다. 요금 관련 통신정책을 시행할 때 시장 전체에 초래될 파장을 면밀히 살피지 못한 결과다.

1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10월 알뜰폰에서 이통 3사로 이탈한 순가입자수는 2만3406명으로 9월의 2만2636명보다 1000명 가까이 늘었다.

알뜰폰 가입자수 이탈은 이통 3사에서 저렴한 요금제가 나오기 시작한 후부터 급증했다.
실제 올해 1~4월까는 이통 3사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가입자수가 더 많았다.

그러나 5월 KT가 요금제 개편으로 기존보다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한 이후 알뜰폰 가입자수 이탈이 시작됐다. SK텔레콤이 요금제 개편을 완료한 7월에 알뜰폰 가입자 이탈이 크게 늘었다. LG유플러스도 8월에 요금제를 개편했다. 5~10월까지는 알뜰폰에서 이통 3사로 가입자 이탈이 이어지는 것이다.

이는 이통 3사의 요금제 개편에 따른 결과다. 이통 3사의 가입자들은 기존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통 3사는 정부의 요구대로 3만원대의 보편요금제에 준하는 요금제도 내놨다.

여기에 지난해 9월부터는 이통 3사의 선택약정할인폭이 20%에서 25%로 상향됐다. 약정이 끝난 고객들이 올해부터 이통 3사로 번호이동을 택하는 것이다. 이통 3사 가입자들이 25% 요금을 할인 받으면 알뜰폰과 큰 차이가 없게 다. 굳이 멤버십 등 추가 혜택이 부족한 알뜰폰을 이용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특히 기존 이통 3사는 최근 가족끼리 결합하면 혜택이 많은 방식으로도 요금제를 개편했다.

알뜰폰은 이름처럼 이동전화 서비스를 30% 저렴하게 이용하고 싶어하는 고객을 위해 탄생했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망을 깔지 않고, 기존 이통 3사의 망을 빌려 서비스를 제공하다. 이통 3사에 내는 망 이용대가는 도매로 지불하고, 네트워크 품질 관리 등에 비용을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동일한 품질의 서비스를 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CJ 같은 대기업이 알뜰폰 시장에 뛰어들고, 전국 각지에 지점이 있는 우체국에서 알뜰폰을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가입자수가 꾸준히 증가했다. 그러나 사업자 간 경쟁심화 및 차별화 부재로 수익성은 좋아지지 않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지난해 3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가입자수 이탈이 본격화되며 알뜰폰의 수익성은 더욱 하락할 전망이다.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지적에도 공감 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 가입자 확보가 안되고 있어 투자할 여력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설상가상 최근에는 가격경쟁력 하락으로 가입자 이탈까지 가속화되고 있어 이대로라면 업계의 줄도산까지 예상된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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