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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R은 막고, 유기행위는 방관..서초구의 동물복지 역주행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13 07:00

수정 2018.11.13 07:00


 -몽마르뜨공원 토끼 유기행위 방지 및 관리대책 요구에 두 달간 묵묵부답
 -책임 방기 속 개체수 급증, 영역다툼 등으로 상해, 폐사 잇따라
 -유기 방관하더니 동물단체 제자리방사에는 규정에 없는 ‘방사허가증‘ 요구

TNR은 막고, 유기행위는 방관..서초구의 동물복지 역주행

동물자유연대와 동물권단체 하이, 시민봉사자 모임인 자유로운 토끼세상은 13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청 정문에서 몽마르뜨공원 내 유기행위를 방치하고, 살아있는 생명체인 토끼를 ‘처리’하기에만 급급한 서초구청의 무책임하고 반생명적 행태를 고발하고자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단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서초구청을 향해 몽마르뜨공원 내 유기와 자체번식으로 급증하고 있는 토끼문제 해결을 요구해왔다. 그리고 올해 세 차례의 면담(3월, 9월, 11월)과 공문발송 등을 통해 유기행위의 심각성을 알리고 △유기행위자에 대한 처벌과 유기방지대책 수립 △공원 내 개체수 조절을 위한 중성화 수술 △중성화 수술 토끼의 공원 내 제자리 방사를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서초구청은 이에 대한 답을 회피한 채 두 달간 '논의 중'이라는 답변만 반복했다. 그 사이 몽마르또 공원에서 태어난 새끼만 25마리이고, 영역 싸움으로 다친 토끼들도 상당수이다.

이에 동물자유연대에서 모든 토끼들의 중성화 수술비 지원을 부담하기로 하고 지난 10월 17일~18일(1차, 2차)에 어른토끼 30마리를 포획했고, 10월21일~11월12일(3~6차)에 10마리를 포획했다.
그 전에 구조된 40마리를 포함해 구조된 새끼토끼는 총 65마리이며, 미포획한 어른토끼 3마리를 합치면 현재 100 마리가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수년간 토끼 유기 행위에 대해서는 방관해온 서초구청이 막상 동물단체와 시민봉사자들이 공원 내 토끼의 개체 조절 등을 위해 진행 중인 TNR에 대해서는 도움은 커녕 딴지를 걸고 있다는 점이다.

단체들은 "기다리다 못해 TNR을 위한 토기 포획에 나서자 공원관리부서인 공원녹지과 담당자는 개체수 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에서 '왜 담당부서와 협의도 없이 포획을 진행하냐'는 항의는 물론이고 제자리 방사를 하겠다는 뜻을 전달하자 규정에도 없는 ‘방사허가증’ 없이는 공원 내 방사가 불가능 하다는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라며 "유기방지 대책에 대해서도 '공원 내 토끼가 있으면 유기가 계속된다.
유기방지 캠페인 등을 하려면 공원에 토끼가 한 마리도 남아 있으면 안 된다'며 그동안 자신들의 책임 소홀로 발생한 유기행위의 책임을 죄 없는 토끼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조속한 문제해결을 위해 동물단체 등이 조은희 서초구청장과의 면담을 요청하자 구청장의 일정이 바쁘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다 강성욱 도시관리국장 주재의 면담만이 성사됐다"라며 "하지만 사전에 면담 안건에 대해 중성화된 토끼들의 향후 거취를 열어 놓고 논의하자고 약속했음에도 막상 면담자리에서는 제자리 방사는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참석자들을 기민하는 행태까지 보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동물자유연대와 동물권단체 하이, 자유로운 토끼세상은 지자체로서 당연히 힘써야 할 동물유기 방지에 손 놓고, 자신들의 관리 소홀로 야생화된 토끼는 민원이 귀찮아 눈 앞에서 보이지 않게 ‘처리’하려고만 하는 반생태적 행태를 바로잡고자 기자회견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반려동물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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